한수원 승소 소식에 원전주 ‘기지개’…상승 흐름 탈까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3-09-19 17:32:35
해외 수주·차세대 원전 개발 등 장기적 성장은 기대
한국수력원자력이 미국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와의 소송에서 승리하면서 원전 수출 걸림돌을 하나 치웠다.
반가운 소식에 원전주는 일제히 상승세다. 올해 내내 이어지던 부진한 흐름을 탈피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두산에너빌리티는 19일 전일 대비 5.17% 오른 1만79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한전기술(6만5700원)은 4.95%, 한전KPS(3만4050원)는 3.34%, 서전기전(5540원)은 1.28% 상승했다.
앞서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18일(현지시간) 한수원 주장을 받아들여 웨스팅하우스가 제기한 소송을 각하했다.
웨스팅하우스는 작년 10월 한수원이 폴란드, 체코 등에 수출하려고 하는 한국형 원전이 미국 원자력에너지법에 따른 수출통제 대상인 웨스팅하우스 기술을 활용했다고 주장하며 미국 정부 허가 없이는 수출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한수원은 웨스팅하우스가 문제 삼은 원자력에너지법은 집행 권한을 미 법무부 장관에게 배타적으로 위임했고 민간기업인 웨스팅하우스는 소송자격이 없다고 반박했다. 법원은 결국 한수원 손을 들어준 것이다.
한수원은 원전 수출과 관련해 한결 부담을 덜었다. 아직 미국 정부가 태클을 걸 순 있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요새 한미 양국 정부는 매우 우호적이고, 원전 분야에서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며 “불필요한 태클로 우호 관계를 해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한수원은 원전 개발 초기 웨스팅하우스 도움을 받았지만 지금 수출을 추진하는 원전은 독자 개발한 모델이라 설령 소송이 붙어도 이길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원전주는 최근 떠들썩한 이차전지, 초전도체, 맥신 관련주들에 비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서전기전은 올 상반기 말 대비 5.6% 떨어졌다. 한전기술은 5.5%, 두산에너빌리티는 1.2% 하락했다.
승소로 원전 수출 활성화가 기대되면서 원전주가 향후 탄력을 받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고개를 젓는다.
| ▲ 신한울 3·4호기가 들어설 부지. 뒷쪽으로 신한울 1·2호기가 보인다. [한국수력원자력 제공]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원전주 주가는 이미 높다”며 밸류에이션 매력이 낮다고 판단했다. 그는 “호재가 있을 때만 반짝 상승했다가 제자리로 돌아가는 걸 되풀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원전주도 결국 정책 테마주”라면서 “지금은 테마가 뜨거웠던 시기를 지나 하향안정화 추세”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정권의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원전을 국가 핵심 전략산업으로 키울 것”이라며 “무너진 원전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해 수천억 원의 발주와 금융지원을 실시하겠다”고 공언했다.
윤 대통령 의지를 반영해 전 정권에서 중단됐던 신한울 원전 3·4호기가 다시 건설에 착수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7월 제29차 에너지위원회를 통해 신규원전 건설 추진도 공식화했다. 아랍에미레이트(UAE), 폴란드, 루마니아 등으로 원전 수출 진행도 활발하다.
'원전 드라이브'에 작년 하반기 원전주 주가가 고공비행했지만, 지금은 가라앉은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어느 대통령이든 당선되면 초반에는 특정 섹터가 수혜주로 거론되면서 주가가 오르지만, 대개는 기대한 대로 되지 않아 시간이 지나면 하락하곤 한다”고 말했다.
특히 원전 사업은 실적 가시화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게 약점으로 꼽힌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원전 건설은 사업 준비에서 준공까지 약 15년이 걸린다”며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이 된다고 해도 기업 매출액 반영까지는 장기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당장 원전주 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 탄력을 받기는 어렵다”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원전 수출 활성화, 소형모듈원전(SMR) 등과 관련해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산업부는 차세대 원전인 SMR 산업 생태계 기반 조성 지원 등에 89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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