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대출 DSR 적용 후 시장은?…"중·장기적으로 영향 줄 것"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2024-01-19 17:08:37
"정부 방향성 분명…전세가에 하락 영향 미칠 것"
정부가 전세자금대출에 대해서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적용을 추진하면서 부동산시장이 어떤 영향을 받게 될 지 관심을 모은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장 시장에 큰 영향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전세가격의 상승 가능성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본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7일 대통령실 개최 민생 토론회에서 올해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보고했다.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을 전보다 깐깐하게 관리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특히 전세대출에 대해서도 DSR 적용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부분이 눈길을 끌었다.
DSR은 연소득에서 대출 원리금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현재는 매년 갚아야할 대출 원리금이 연소득의 40%를 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전세대출은 이같은 DSR 규제를 적용받지 않아 가계부채 증가의 주요한 요인이 됐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국내 전세대출 잔액은 2020년 1월 101조 원에서 2022년 170조5000억 원으로 3년 만에 약 70% 늘었다.
전세대출이 DSR 적용의 예외였던 것은 '서민·실수요자의 주거 안정'이라는 공공적 성격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출 문턱이 낮은 탓에 지난 몇 년간 저금리 환경에서 대출이 폭증했고, 이것이 전세가격을 밀어 올리면서 주거 불안을 가중시켰다는 비판이 많았다.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시작한 전세대출이 서민의 주거비용을 되레 끌어올린 것이다. 오른 전세가격은 이른바 '갭투자' 열풍을 일으켰고 집값이 급등하는 데도 한몫했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의 가장 큰 원칙인 DSR을 전세대출에도 점진적으로 적용하려는 배경이다. 다만 서민·실수요자의 주거 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전세대출에 대한 DSR 규제를 당장 적용하진 않을 방침이다. 무주택자가 아닌 주택보유자의 전세대출 이자상환분에 대해서만 우선적으로 DSR을 적용하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번 조치가 단기간에 전세가격이나 매매가격을 끌어내릴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보유한 집에 임차인을 들이고 자신은 다른 집에 전세로 거주하기 위해 대출을 받는 규모가 시장 전체로 볼 때 그리 크진 않다"며 "시장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가격의 상승을 제약하는 효과가 시간을 두고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한문도 서울디지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대출을 받는 유주택자의 숫자는 적지만 이들이 전세가격을 선도하는 '프라이스 리더' 역할을 한다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 전세계약이 만료되고 새 전세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시점이 되면 분명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소장은 "장기적으로는 정부가 전세자금대출 건전성을 관리하겠다는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시차를 두고 좀 더 강화된 단계의 DSR 적용이 뒤따를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다.
김 소장은 "그간 전세 시세에 전세대출이 영향을 미친 부분이 있다"며 "반대로 그게 막힌다는 것은 가격에 마이너스 요인이고 전세가격이 하향안정화될 수 있는 변화를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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