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임기 내 270만호 공급한다더니…첫해부터 9만호 펑크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2024-01-31 17:32:15
올해 목표는 작년보다 높은 50만호…주택경기 고려시 달성 어려워
정부의 주택공급 270만 호 공약이 목표기간(2023~2027년)의 첫 해인 지난해부터 큰 폭으로 실적치에 미달했다. 올해 주택건설 시장이 작년보다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여 임기 말까지 공약 달성은 사실상 힘들 전망이다.
31일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 누계 주택 인허가는 38만8891호로 전년(52만1791호) 대비 25.5% 감소했다. 정부가 지난해 9월 '9·26 공급대책'까지 발표하며 독려했지만 목표로 삼았던 인허가 건수(47만 호)에 크게 못 미쳤다.
주택공급은 인허가, 착공, 분양, 준공 등의 단계를 거친다. 정부는 이 중에서 가장 선행지표인 인허가 지표를 주택공급 실적지표로 쓴다. 실질적으로는 통상 2~3년 뒤 입주물량을 나타낸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첫 해인 2022년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이른바 8·16 대책)을 발표하면서 전국에 270만 호를 공급하겠다는 목표치를 제시했다. 2023~2027년 5년간 해마다 54만 호 수준의 인허가 실적을 평균적으로 내야 달성할 수 있는 수치다.
지난해는 정부가 공언한 연도별 목표의 첫 해로 당초 47만 호의 인허가 실적을 내겠다고 밝혔다. 직전 5년간 인허가 건수 평균치 연 54만 건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당시로서 무리한 목표처럼 보이진 않았다. 하지만 주택시장이 침체에 접어들고 전국 미분양 주택이 증가세를 보이자 상황이 달라졌다. 부동산 호황기 활발하게 사업을 벌이던 주택건설업자들이 점점 신규사업을 꺼리게 됐고, 신규사업 승인 신청이 크게 감소했다.
난감해진 정부는 지난해 9월 대대적으로 주택공급 활성화 대책을 꺼냈지만 시장 분위기를 돌리긴 역부족이었다. 대책 발표 직전인 9월 4만2380건이었던 인허가 건수는 10월 1만8047건, 11월 2만553건으로 오히려 줄었다. 그나마 12월 들어서는 인허가 건수가 9만4420건으로 늘었는데, 공공부문(6만6180건) 인허가가 연말에 몰린 영향이 컸다. 공공을 뺀 민간부문의 지난해 12월 인허가건수는 2만8240건으로 별로 늘지 않았다.
정부의 주택공급 목표 달성은 앞으로도 계속 어려울 공산이 커 보인다. 당장 올해 인허가 목표치는 50만 호다. 작년보다도 3만 호 많다. 반면 주택시장은 더 악화할 전망이다. 대한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 부동산 매매가격이 2.0%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경기에 민감한 인허가 물량이 줄면 목표치와 실적 사이의 괴리도 더 커질 수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그나마 사업성이 있는 서울·수도권은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이 제한돼 있고, 대규모 공급이 가능한 지방은 사업성이 없는 상황"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호황기에도 연 50만 호 수준이었는데, 올해 그 정도가 나오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따라 임기 내 270만 호를 공급한다던 약속도 지키기 어려울 전망이다. 건설산업 분야 연구기관의 한 연구원은 "현실적이지 않은 숫자"라면서 "꼼꼼히 따지고 계산해서 나온 숫자라기보다는 정치적인 수사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이어 "원래도 달성하기 어려웠지만, 시장이 악화되면서 더더욱 힘들어졌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