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상환기간·담보비율 통일에도 ‘개미’ 불만…“연장 불가해달라”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3-11-17 17:52:44
“외국계 증권사까지 전산시스템 도입해야”
여당과 정부가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원하던 공매도 상환기간 및 담보비율을 통일하기로 했다. 또 불법 무차입 공매도를 실시간 적발하기 위해 공매도 전산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그럼에도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불만이다. 공매도 상환기간 연장이 가능하면 사실상 무기한 공매도를 할 수 있어서다. 이들은 연장을 금지해달라고 요구한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지난 16일 한국거래소 등과 함께 민당정 협의회를 열고 공매도 상환기간을 외국인‧기관‧개인투자자 모두 90일로 통일하기로 했다. 담보비율도 105%로 통일할 뜻을 밝혔다.
공매도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될 경우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 주문을 내는 투자 기법이다. 매도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해당 주식을 다시 사서 갚는 방식이라 그 사이 주가가 떨어지면 그만큼 이익이 난다.
공매도 후 해당 주식을 되사서 갚기까지의 기간을 상환기간이라 한다. 또 공매도를 하려면 일정액의 증거금을 담보로 내밀어야 하는데, 공매도 규모 대비 증거금 비율을 담보비율이라고 한다.
그동안 개인투자자의 상환기간이 90일인 데 반해 외국인·기관투자자는 6개월로 훨씬 더 길었다. 또 개인투자자의 담보비율은 120%로 외국인·기관투자자(105%)보다 더 무거운 부담을 져야 했다.
이 때문에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비판을 자주 받아왔는데, 이를 해소한 것이다. 국민의힘 유의동 정책위의장은 "외국인·기관과 개인투자자 간 기울어진 운동장을 근본적으로 해소했다"고 강조했다.
유 정책위의장은 아울러 “불법 무차입 공매도를 실시간으로 적발할 수 있는 전산시스템 구축 등도 논의했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근본적 개선안’이 마련될 때까지 공매도를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서 근본적 개선안이란 공매도 관련 전산시스템 구축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내 증권사에 전산시스템 의무화는 어렵지 않지만, 글로벌 투자은행(IB) 등 해외기관으로부터는 협조를 구하는 게 쉽지 않다. 공매도 거래의 92%를 차지하는 99개 기관 중 외국 기관이 21곳인데, 여기를 빼기도 어렵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7일 “국내외 기관을 아우르는 전산시스템을 완비할지, 국내 기관부터 먼저 할지는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공매도 전산화까지 완료되면, 그간 개인투자자들이 소원했던 바는 거의 다 이루어지는 셈이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게 이리 쉽게 되는 일이었어?”, “외쳐, 갓석열!” 등의 환호성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 불만을 표하는 의견도 있다. 개인투자자 A 씨는 “공매도 상환기간을 90일로 줄이는 건 반가운 일이지만, 연장이 가능한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장이 가능하면 사실상 무기한 공매도를 칠 수 있다는 얘기다.
개인투자자 B 씨는 “과거 10년 내내 공매도를 친 사례도 있었다”며 “무기한 공매도가 가능하면 자본력을 갖춘 외국인·기관투자자를 개인투자자가 당해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개인투자자 C 씨는 “90일이면 떨어질 종목은 다 떨어진다”며 “그 때까지도 하락하지 않았으면, 판단 실패를 인정하고 손실을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어제 민당정 협의에서 공매도 상환기간 연장 금지에 대해선 논의한 바 없다”며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했다.
금융투자업계는 공매도 상환기간 연장 금지에 대해 부정적이다. 해외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가서 오히려 주가가 더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헤지펀드들은 보통 매수와 공매도를 동시에 치는데, 이 때 90일 후에도 공매도를 청산할 여건이 안 돼 연장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공매도 상환기간을 90일로 제한하면, 헤지펀드 등 해외자본이 한국 증권시장에서 대규모로 유출될 것”이라며 “이는 수급 문제로 연결돼 증시에 더 부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은 주로 매수에 치중하다보니 주가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는 공매도를 혐오하는 케이스가 많다”고 지적했다. 공매도는 외국인투자자가 전체 비중의 약 65~70%, 기관투자자는 약 30% 가량을 차지한다. 개인투자자 비중은 2%에 미치지 못한다.
그는 “공매도도 시장에서 행하는 역할이 분명 있다”며 “불법 무차입 공매도만 확실히 방지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옳다”고 말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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