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와르르 무너지는 이차전지株…미래 전망도 '우울'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4-01-22 17:30:39

엘엔에프·에코프로·포스코퓨처엠 등 두자릿수 하락세
"지금 주가도 고평가…빨리 팔고 업황 회복 기다려야"

작년 한 해 국내 증권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이차전지주가 올해는 시작부터 무너지고 있다. 전기차 수요 감소로 이차전지 시장이 직격타를 맞으면서 한동안 주가 회복이 힘들어 보인다.

 

이차전지 대표 종목으로 꼽히는 엘앤에프는 22일 전거래일 대비 7.6% 급락한 17만81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51만5000원)는 7.4%, 에코프로비엠(24만8000원)은 11.0%, 포스코퓨처엠(26만3000원)은 5.6%씩 내렸다.

 

엘엔에프는 작년 말(20만4000원) 대비로는 12.7% 떨어졌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는 20.4%, 에코프로비엠은 13.9%, 포스코퓨처엠은 26.7%씩 하락했다.

 

엘엔에프는 이차전지 양극재를, 에코프로비엠은 삼원계 배터리를 생산한다. 포스코퓨처엠은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생산기업으로 전구체, 양극재 등을 만든다. 에코프로는 에코프로비엠의 지주회사인데, 직접 제품을 만들진 않으나 이차전지 대표기업으로 주목받으면서 주가가 한동안 고공비행했다.

 

에코프로는 지난해 초 11만 원이던 주가가 같은 해 7월 최고 10배 넘게 폭등해 코스닥 '황제주'(시가총액 1위)로 등극했다. 막대한 투자금이 쏠리면서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지수에 편입되기도 했다.

 

▲ 연초부터 이차전지주가 내리막길을 걷는 가운데 회복 희망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게티이미지뱅크]

 

하지만 이제는 '한여름밤의 꿈'이 되어버렸다. 작년엔 전세계적으로 전기차 붐이 일면서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이차전지 소재를 만드는 기업들의 주가를 끌어올렸다. 올해는 거꾸로 전기차 시장이 침체되면서 소재기업들에도 직격타를 가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가격이 비싼 편인 전기차 수요가 감소 추세"라면서 "겨울철 주행거리 감소, 발화 위험 등도 수요 축소를 불렀다"고 진단했다.

 

지난 19일 열린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세미나에서 양진수 현대차그룹 경제산업연구센터 자동차산업연구실장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계속 커지겠지만 그 성장률은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3.9%로 최근 3년(2021년 117%, 2022년 65.2%, 2023년 26%) 중 가장 낮다.

 

전기차 대표기업 테슬라가 이미 전기차 가격을 낮췄고 현대차·기아 등 다른 회사들도 뒤따르면서 출혈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완성품인 전기차 가격 하락은 배터리업체에 충격을 주며 소재업체로까지 여파가 번졌다.

 

특히 한 때 '하얀 석유'로까지 불리며 중요 이차전지 원료로 각광받던 리튬 가격이 폭락하면서 이차전지업체들에게 막대한 재고손실까지 안겼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기준 중국 상하이금속거래소에서 탄산리튬 가격은 1kg당 86.5위안에 그쳐 1년 전보다 80.7%나 굴러 떨어졌다.

 

탄산리튬 가격은 전기차가 각광받은 지난 2021년부터 가파른 오름세를 탔다. 2022년 11월엔 1kg당 최고가 581.5위안을 기록해 1년 10개월여 만에 10배 가까이 뛰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상승분을 모두 토해냈다.

 

엘엔에프는 작년 4분기 매출액 6468억 원, 영업손실 2804억 원의 '어닝 쇼크'를 냈다. 리튬 가격 하락으로 인한 재고평가손실 2503억 원이 결정적이었다.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등도 적자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과 상상인증권은 에코프로비엠이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유민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 영업손실을 102억 원으로 추산하면서 "탄산리튬 재고평가손실 반영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전기차 수요가 살아날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아 이차전지의 미래도 우울하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업종은 전기차 업황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주가 회복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이차전지업체들 주가는 아직도 비싸다"며 지금이라도 팔기를 권했다. 그는 "업황 회복이 가시화된 후 매수에 나서는 게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강 대표는 작년 주가가 애초에 너무 고평가였다며 "일부 투기세력들의 장난질에 개인투자자들이 놀아난 것"이라고 짚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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