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유통법 개정만으로 '제2의 구영배' 막을 수 있나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 2024-08-09 13:43:01

정부, 이커머스 업체 정산주기 40일 미만으로 축소
정산대금 미지급시 대표 재산 동결하고 선지급해야
지급보증보험 가입 의무화로 납품업체 자금난 막아야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 발발 보름이 지나 정부가 재발방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대책 구석구석을 살펴보면 '제2의 구영배'를 막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지난 1일 검찰 압수수색 협조를 위해 검찰 관계자들과 함께 자택으로 들어가고 있다.[뉴시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7일 주재한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제2의 티메프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티메프 사태 대응 방안 및 제도개선 방향'이 발표됐다.

주요 개선방향은 대규모유통업법에서 규정한 대규모유통업체 정산주기를 전자거래법상 통신판매중개업자에 속하는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에도 적용하는 것이다. 현재 대규모유통업법상 대규모 유통업체에 규정돼 있는 정산기한(40~60일)을 단축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정산주기가 짧아진다고 해도 정산자금을 다른 곳에 활용할 가능성을 완벽히 차단하진 못한다. 지금과 유사한 사태가 벌어지면 그땐 정산주기를 20일 미만으로 줄인다는 대책을 내놓을 건가. 

또 티메프는 회사 자금을 여기저기 빼돌려놓았을 것으로 의심된다. 이 돈은 티메프 모기업인 규텐 구영배 대표에게 일부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런 식으로 회사 자금이 대표의 사재 곳간을 채워넣는 경우는 어떻게 할 것인가. 

 

결국 제2의 구영배를 막으려면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금융당국과 협조해 유사사례가 재발하면 대표 재산을 동결하고 정산대금을 먼저 지급하는 등의 법안 마련이 필요한 때다.

판매대금에 대한 지급보증보험 가입도 의무화해야 한다. '줘야 할 돈'을 주지 않고 다른 곳에 융통할 경우가 생겨도 납품업체는 걱정없이 사업을 영위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커머스 1세대인 '구영배 신화'는 지난달 사라졌다. 이커머스 업계 전반에 대한 불신과 자금난에 부딪혀 고통을 겪는 수많은 납품업체들이 생겨났다. 적잖은 소비자들도 피해를 봤다.

티메프 사태는 가려진 불합리를 제거하고 억울한 피해를 예방하는 계기가 돼야한다. 골든타임이 지나가면 교훈도 잊어진다. 제2의 구영배가 절대 나타날 수 없는 환경을 조성할 적기(適期)다.

 

▲유태영 경제산업부 기자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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