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산물·석유류 물가 '불안'…힘 받는 '한은 4분기 인하'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4-04-02 17:35:38

중동 지정학적 리크스 확대…"연내 국제유가 100달러 갈 듯"
높은 한미 금리역전폭도 부담…"올해 못 내릴 수도"

농수산물, 석유류 등 물가 불안이 지속되니 시장에서 예상하는 한국은행 금리인하 시기도 자꾸만 뒤로 밀리고 있다.

 

올해 초까지는 2분기 인하설이 유력했으나 3분기로 밀리더니 최근엔 4분기 인하설이 힘을 받는 모습이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4(2020년=100)로 전년동월 대비 3.1% 올랐다. 2월에 이어 2개월 연속 3%대다.

 

농축수산물(+11.7%)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이상 기후 등으로 과일 가격이 크게 뛰었다. 사과는 88.2% 폭등해 역대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배는 87.8%, 귤은 68.4% 올랐다.

 

유가 불안에 석유류 가격도 1.2% 상승했다. 석유류 가격 오름세는 작년 1월(+4.1%) 이후 14개월 만이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제공]

 

물가 불안을 더 부추기는 건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다. 1일(현지시간) 시리아의 이란 영사관이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 간부를 비롯해 여러 명이 숨졌다. 시리아와 이란은 즉시 이스라엘군을 배후로 지목해 중동 정세가 한층 험악해졌다.

 

리스크는 국제유가를 밀어올렸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거래일보다 0.65% 뛴 배럴당 83.7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0월 27일(85.54달러) 이후 5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거래일 대비 0.48% 오른 배럴당 87.42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유가에 특히 영향이 큰 중동산 두바이유도 배럴당 87.77달러로 0.41% 상승했다.

 

유가는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JP모건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의 모임인 'OPEC+'가 감산 조치를 연말까지 연장할 경우 상황이 더 심각해질 것"이라며 "국제유가가 9월에는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물가가 계속 불안하면 한은이 금리를 내리기 어렵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인사들이 거듭 강경 발언을 쏟아내면서 연준 금리인하 시기가 미뤄지는 점도 부담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오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거란 예상은 56.8%에 그쳤다. 2주 전인 지난달 20일(현지시간)의 74.9%보다 18.1%포인트 낮아졌다.

 

전문가들도 3분기 말 혹은 4분기 인하에 무게를 두고 있다. 조상현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연준이 7월쯤 금리를 내리고 한은은 그 뒤인 9월 인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한미 금리 역전폭이 2.00%포인트에 달해 한은이 연준보다 먼저 금리를 낮추긴 어렵다"며 "미국 경제가 탄탄해 연준 금리인하 시기가 자꾸 뒤로 밀리니 한은도 따라갈 수밖에 없는 모양새"라고 관측했다. 그는 "한은은 오는 9월이나 10월쯤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세운 자본시장 연구원은 "가계부채와 물가 이슈로 한은이 서둘러 금리를 낮출 상황이 아니다"며 "연준은 3분기, 한은은 4분기에 인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물가가 높은 건 한은이 금리를 올려야할 때 올리지 않은 탓"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연준이 먼저 금리를 상당폭 인하한 후에야 한은이 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연내 한은 금리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3분기 초 인하 의견도 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하반기에는 물가상승률이 2%대 초반으로 내려갈 것"이라며 "한은은 7월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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