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론 끊자 아파트 매물 급증…서울 8만건 돌파 '역대 최대치'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2023-11-03 17:27:37

11월 3일 기준 8만452건, 연초 대비 59.3% 증가
"9월 특례보금자리론 종료, 결정적 영향 미친 듯"
"매물적체 후 가격하락이 자연스러운 시장현상"

서울 아파트 매물건수가 8만 건을 돌파했다. 역대 최고치다. 최근 주택 매수 수요가 가라앉으면서 매물이 쌓여가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대내·외 경기흐름을 볼 때 당분간 부동산 시장의 관망세가 유지돼 쌓여가는 매물이 집값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3일 서울 지역 아파트 매물건수는 8만452건으로 집계됐다. 1년 전 같은 날(5만8067건)과 비교하면 2만2385건(38.6%) 증가했다. 연초(1월 1일, 5만513건)보다는 2만9939건(59.3%) 늘었다. 

 

매물적체 규모 자체도 크지만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최근 1개월 간 증가율이 14.2%다. 지난달 이후 더해진 매물만 해도 9987건으로 1만 건에 달한다. 

 

서울뿐 아니라 경기와 인천 등 수도권 전체가 비슷한 흐름이다. 이날 경기 아파트 매물건수는 14만5693건으로 1년 전과 연초 대비 각각 94.1%, 72.0% 증가했다. 인천 아마트 매물도 3만3376건으로 1년전과 연초 대비 각각 22.3%, 32.9% 많아졌다. 서울·경기·인천을 모두 합한 수도권 아파트 매물은 25만9521건으로 어지간한 신도시 수준이다.

 

▲ 서울 아파트 매물건수 추이. [아실 제공]

 

이렇게 매물이 쌓인 데는 지난달부터 특례보금자리론(일반형) 종료와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제한 등이 결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김효선 NH투자증권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올해 부동산 시장은 특히 금융 관련 정책이 시장가격 형성에 가장 큰 요인이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고금리 부담과 경기 불확실성도 수요자들의 심리를 제약하는 요인이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소장은 "10월 이후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까지 터지면서 현 수준의 높은 금리가 한동안 오래갈 수밖에 없겠다는 확정적 판단들이 생기는 것 같다"며 "아파트 수요자들이 거래 시기를 아예 내년 하반기 이후로 미루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 팀장은 "집값이 추가로 상승할 것이란 기대심리가 있다면 수요자들이 여러 악조건을 감안하면서라도 어떻게든 사겠지만 이미 가격도 많이 올랐고 전반적인 경기 펀더멘털이 좋지 못하니 복합적인 이유로 매물이 쌓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 서울 시내 부동산 중개업소.[UPI뉴스 자료사진]

 

내년 상반기까지 시장 환경의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당분간 아파트 매물적체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 여파로 가격도 조정을 받을 전망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소장은 "매물 축적 후 나오는 현상은 가격하락"이라며 "이것은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우며 합리적인 시장현상"이라고 했다.

 

고 소장은 "지금 시장은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의 힘겨루기 국면인데, 사려는 사람 쪽의 힘이 더 강하다"며 "적어도 내년 상반기 이후가 돼야 금리 움직임이나 경기회복 수준, 이스라엘-하마스 사태의 추이에 따라 분위기 변화를 모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