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뚝 떨어지는 롯데손보 가치…매각 적기 놓쳤나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2025-03-27 17:43:11

순이익 91% 줄고 건전성 적신호…기본자본 여력 '꼴찌 다툼'
비싼 매각가 고집하다 가치 더 하락…"매수자 찾기 점점 어려워져"

지난해 인수가격 견해 차이로 매각 절차가 무산됐던 롯데손해보험의 기업가치가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지고 있다. 실적 부진과 건전성 악화가 겹친 탓이다.

 

대주주인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고집하다가 매각 적기를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 서울 중구 남창동 롯데손해보험 사옥. [롯데손해보험 제공]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손보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72억 원으로 전년(3016억원) 대비 91% 급감했다. 그나마도 무·저해지 상품 해지율 산출에 '예외모형'을 적용해 끌어올린 결과다. 금융당국은 '원칙모형' 적용을 강하게 권고했지만 롯데손보는 보험사 중 유일하게 따르지 않았다. 

 

예외모형은 단기 실적을 상대적으로 높이는 효과가 있다. 금융당국의 따가운 시선을 무릅쓰면서까지 롯데손보가 예외모형을 고집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원칙모형을 적용 시 롯데손보는 329억 원 적자다. 롯데손보는 "경험통계를 바탕으로 합리적 모형을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외부감사를 맡은 삼일회계법인도 감사보고서에 "예외모형에 의한 해지율 가정에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보조적 문구를 남겼다. 

 

건전성 지표도 위험 수위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지급여력비율(K-ICS)은 경과조치 적용 전 128.7%, 적용 후에도 159.8%로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150%를 간신히 넘긴 수준이다. 2023년 말 213.2%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53.4%포인트나 하락했다. 

 

상황은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올해 안에 도입할 예정인 '기본자본 K-ICS' 규제에서 롯데손보는 업계 최하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롯데손보의 기본자본 킥스비율은 경과조치 적용 전 기준으로 6.9%이고 적용 후에도 11.1%에 불과하다.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해보험(9%)과 꼴찌를 다툰다. 

 

기본자본 규제가 시행된다면 의무 준수기준은 킥스 50%선으로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 롯데손보의 지난해 3분기 기본자본은 1988억 원에 불과하고 요구자본은 1조7910억 원에 달했다. 잠정적으로 50% 기준선을 맞추려면 유상증자 등을 통해 최소 8500억 원의 추가 자본을 마련해야 할 전망이다. 

 

롯데손보 관계자는 "기본자본을 단기간에 확충하긴 쉽지 않다"면서도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비롯한 여러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 손해보험업권 기본자본 K-ICS비율 현황. [한국기업평가]

 

지난 1월 롯데손보의 후순위채 발행이 실패한 것도 경영 악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 탓으로 여겨진다. 1000억 원 수요예측에 몰린 매수주문은 720억 원에 불과해 발행 계획이 철회됐다. 롯데손보 가치가 뚝뚝 떨어지면서 매각 적기를 놓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롯데손보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JKL파트너스는 지난해 매각 시도에서 2~3조 원의 가격을 고집했다. 반면 하나금융그룹(1조3000억 원), 신한금융그룹(1조6000억 원), 우리금융그룹(1조8000억 원) 등 잠재 매수자들은 훨씬 낮은 가격을 제시했다. 결국 견해차가 평행선을 달려 매각은 무산됐다.

 

매각 무산 이후 롯데손보 시가총액은 1조 원에서 5500억 원선까지 떨어졌다. 이날 기준 주가는 1803원이다. 지난해 6월 기록했던 최고가 4090원의 절반도 안 된다. JKL파트너스가 매입했던 가격(주당 평균 3052원)과 비교해도 3분의 2 수준에 그친다. 

 

이래서는 2~3조 원은 커녕 지난해 대형 금융그룹들이 제시했던 가격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가격을 크게 낮춰야 팔릴 것"이라며 "현재 시장에서 롯데손보 적정 매각가는 8000억 원에서 최대 1조 원 수준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JKL파트너스가 지난 2019년 롯데손보 지분 77% 취득에 들인 돈은 약 7300억 원이다. 지분비율을 감안하면 투자금 회수조차 불분명한 상황이다. 인수금융에 들어간 이자비용이나 물가상승률까지 고려하면 자칫 밑지는 장사가 될 수도 있다. 

 

한 보험분야 담당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가격을 낮춰서라도 매각했어야 했다"며 "앞으로 점점 더 가치가 떨어질 수도 있어 적극적으로 나서는 원매수자를 찾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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