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 없는 트럼프 금리인하 압박…"너 때문에 못 내리는데"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5-05-21 17:03:29

연준 인사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9월 전 경제 판단 힘들어"
트럼프, 금리인하 압박하지만…'고관세 정책'이 발목 잡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일 연방준비제도(Fed)에 기준금리를 내리라며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고관세 정책이 금리 결정을 해야 할 연준 인사들의 발목을 되레 잡고 있어 효과가 전혀 없는 모습이다.

 

21일 외신에 따르면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열린 모기지은행협회(MBA) 콘퍼런스에서 "6월이나 7월에 미국 경제 흐름을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올해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6월, 7월, 9월, 10월, 12월 다섯 차례 남아 있다. 윌리엄스 총재 발언은 9월 FOMC 전까지는 금리동결 흐름 지속을 예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과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도 경제 불확실성을 강조하면서 더 많은 정보를 얻을 때까지 관망해야 한다는 의사를 표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올해 기준금리는 한 차례만 인하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내놓은 점도표(dot plot·연준 위원들이 향후 금리 수준 전망을 표시한 도표)에서 올해 금리인하 횟수를 2회로 전망한 것보다도 줄어든 수치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연준에 금리인하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13일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유럽중앙은행(ECB)과 중국 인민은행이 최근 기준금리를 낮춘 걸 언급하면서 "연준도 똑같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지난 17일에도 SNS에서 "연준이 조만간 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것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동의한다"며 "전설적인 파월이 너무 망설여서 또 망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준 인사들의 발언을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은 전혀 효과가 없는 양상이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가만히만 있었어도 연준은 벌써 여러 차례 금리를 내렸을 것"이라며 "본인 정책 때문에 연준이 망설이는 건데 압박이 먹히겠나"고 꼬집었다.

 

사실 연준은 작년 9월 내놓은 점도표에서는 올해 금리인하 횟수를 4회로 전망했다. 연준이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돌아선 건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후부터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강조한 고관세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으로 예상된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품목별 관세, 상호 관세 등 세계 각국에 고율의 관세를 물렸다. 중국과는 서로 100%가 넘는 고관세를 주고받았다.

 

고관세 정책은 관세가 부과된 나라들만 괴롭힌 게 아니었다. 미국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을 가했다. 고관세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동시에 경기침체도 덮쳤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20일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행사에서 "관세는 전반적으로 물가 상승 효과를 일으킴은 물론 경제 활동과 노동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일어나는 현상)에 빠져들 거란 우려다.

 

베스 헤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이날 악시오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관세 영향에 대해 세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면서 "그 중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제일 높다"고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통화정책 담당자들에게 가장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 만큼 한동안 관망세가 유지될 수밖에 없다.

 

시장은 연준이 6, 7월에도 금리동결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측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서 연준이 6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거란 예상은 94.8%를 차지했다. 7월 동결도 71.2%에 달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플레이션 위험이 점점 커질 것"이라며 "연준은 기준금리를 하반기에 1회만 인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