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만 내리네"…증권사 대출금리는 여전히 고공비행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5-03-11 17:04:16
한은 세 차례 금리인하해도 증권사들 '요지부동'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은행 대출금리는 느리게나마 하락세다.
반면 그 기간 동안 증권사 대출금리는 요지부동이라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래에셋·NH투자·삼성·KB·5대 증권사 신용거래융자(만기 180일 초과 기준) 금리는 연 9.30~9.90%다.
NH투자증권이 연 9.90%로 가장 높았다. 삼성증권은 연 9.60%, 미래에셋증권은 연 9.50%를 나타냈다.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연 9.30%였다.
5대 증권사 예탁증권담보융자 금리(만기 180일 초과 기준)는 연 8.70~9.30%를 기록했다. KB증권이 연 9.30%로 최고다. 한국투자증권은 연 9.00%, 삼성증권은 연 8.80%, 미래에셋증권은 연 8.70%였다. NH투자증권은 예탁증권담보융자를 취급하지 않는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가 개인투자자 등에게 신용으로 돈을 빌려주는, 일종의 신용대출이다. 예탁증권담보융자는 주식 등을 담보로 잡고 빌려주는 담보대출이다.
많은 개인투자자들은 증권사 대출금리가 은행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고 성토한다.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 신용대출 금리는 연 4.21~5.78%다. 은행 신용대출 만기는 1년인데 만기 6개월 초과인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금리의 절반 수준이다.
5대 은행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38~5.91%, 변동형은 4.17~6.40%다. 증권사 예탁증권담보융자 금리가 1.5~2배 가량 높다.
개인투자자 A 씨는 "은행과 증권사의 차이를 감안한다고 해도 증권사 대출금리가 너무 높다"며 "주식 투자자들 상대로 폭리를 취하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예탁증권담보융자는 분명 담보를 잡고 빌려주는 건데도 저토록 높은 금리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신 기능이 있는 은행에 비해 증권사 자금조달비용이 훨씬 높다"며 "대출금리가 은행보다 높은 건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자들이 자주 이용하는 단기 대출은 되도록 저렴한 금리로 제공하려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단기 대출 금리도 결코 낮지 않다. 5대 증권사 '만기 1~7일' 신용거래융자 금리는 연 4.90~7.50%다. 만기가 8~15일로만 늘어도 금리는 즉시 연 7.70~9.00%로 뛰어오른다. 5대 증권사 '만기 1~15일' 예탁증권담보융자 금리는 연 6.90~7.60%다.
특히 한은이 기준금리를 거듭 인하함에도 증권사들이 도통 대출금리를 낮출 기미를 보이지 않아 투자자들의 불만이 높다.
은행은 조금씩이나마 꾸준히 대출금리를 인하했다. 한은이 지난달 2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자 은행도 즉시 보조를 맞췄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28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25%포인트, 신용대출 금리는 0.20%포인트씩 하향조정했다. NH농협은행은 이달 6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20~0.30%포인트, 신용대출 금리는 0.30~0.40%포인트씩 낮췄다. 하나은행은 지난 10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15%포인트 인하했다. 신한은행은 오는 14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1%포인트, 신용대출 금리는 0.1~0.2%포인트씩 내릴 예정이다. KB국민은행도 대출금리 인하를 검토 중이다.
하지만 한은이 기준금리를 세 차례 내리는 동안 증권사 대출금리는 요지부동이다. 최근에야 삼성증권과 KB증권이 신용거래융자 금리를 0.2%포인트씩 내렸다. 다른 증권사들은 아직 소식이 없다.
개인투자자 B 씨는 "분명 시중금리가 떨어져 자금조달비용이 감소했을 텐데도 증권사들이 대출금리를 낮추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결국 증권사들이 폭리를 취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