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 대책' 실패했는데 '6·27 대책' 안착 이유는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5-07-18 17:12:04
아직 안심할 단계 아냐…전세난 혹은 규제 완화 시 집값 또 오를 수도
'6·27 부동산대책'이 일단 집값 상승세를 억누르며 시장에 안착하는 모습이다.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둘째 주(14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9% 올라 대책 발표 후 3주 연속 상승폭이 축소됐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오름폭 하락세가 눈에 띈다. 7월 둘째 주 강남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0.15%로 2주 전(0.73%)의 5분의 1 수준으로 급락했다. 같은 기간 서초구는 0.65%에서 0.32%로, 송파구는 0.75%에서 0.36%로 반토막났다.
거래량도 대폭 줄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981건에 그쳐 지난달 같은 기간(5513건) 대비 82% 급감했다.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을 최대 6억 원으로 제한하고 다주택자 주담대를 금지하는 내용 등을 담은 6·27 대책이 일단 효과를 나타내는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대책 발표 후 매수 관망세가 심화하는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문재인 정부가 2019년 내놓은 '12·16 부동산대책'과는 결과가 딴판이다. '12·16 대책'도 처음엔 초강력 규제란 평을 받았다. 당시 수도권·규제지역의 시가 15억 원 이상 아파트에 대해선 주담대를 전면금지했다. 9억 원 이상, 15억 원 미만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도 20%로 조였다. 9억 원 이하 아파트는 LTV 40%였다.
대출이 꼭꼭 틀어막혔음에도 2020년 집값은 지역, 평수를 가리지 않고 폭등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하느님도 못 올린다'는 얘기를 듣던 지역 집값까지 뛰었다"며 "그야말로 전국이 '불장'이었다"고 회고했다.
당시와 지금이 다른 이유로는 △금리 수준 △우회 통로 여부 △갭투자(전세를 낀 주택 매수) 용이성 등이 꼽힌다.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지자 경기 위축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행은 급격하게 금리를 내렸다. 그해 3월 0.5%포인트에 이어 5월 0.25%포인트 인하로 기준금리가 0.50%까지 떨어졌다.
이 때문에 당시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가 모두 2%대 초중반에 불과했다. 고소득·고신용자는 1%대로도 대출할 수 있었다. 저금리일수록 돈을 빌리기 쉬워지므로 집값에 상방 압력을 준다.
하지만 지금은 한은 기준금리가 2.50%다. 특히 금융당국의 대출규제 탓에 작년 7월부터 은행들이 일부러 금리를 높게 유지하고 있다.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3.32~5.82%로 한은 기준금리가 3.25%이던 지난해 6월 말(연 2.95~5.59%)보다 오히려 더 높다.
또 12·16 대책 때는 신용대출이 연소득 2배까지 가능해 주담대가 금지돼도 신용대출이 우회로가 됐다. 심지어 사업자대출로 집을 사는 편법도 대유행했다.
6·27 대책은 신용대출도 연소득 1배로 제한해 우회 통로를 막았다. 금융당국과 국세청이 손을 잡고 편법까지 철저하게 틀어막고 있다. 국세청은 고가주택 매수 자금 출처 분석을 강화했다. 금융감독원은 사업자대출로 집을 사면 대출금을 즉각 회수하고 최대 5년간 신규 대출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은 가계대출 총량규제까지 실시하고 있다"며 "돈 나올 구멍을 아예 없앤 셈"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2020년 7월 임대차3법 시행 영향으로 전셋값이 폭등해 갭투자가 쉬워졌다. 지금은 강남3구와 용산구 전체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됐다. 여기에 주택 구입 시 주담대를 받은 경우 6개월 이내 전입이 의무화됐고 조건부 전세자금대출도 금지돼 갭투자가 무척 어려워졌다.
다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란 게 시장과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우선 매수 수요자들이 전세로 돌아서면서 전세난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내년은 입주물량이 적어 봄 이사철부터 전세난이 생겨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전세난으로 전셋값이 오르면 갭투자가 용이해져 집값도 상방 압력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대출규제를 언제까지 유지하느냐도 관건이다.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대출규제는 경기에 마이너스"라면서 "경기 개선을 위해 32조 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까지 집행하는데 대출규제를 지속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내년 초에는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대출규제가 일부 완화되자 즉시 집값이 뛴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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