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불충전금 늘어가는데…'티메프 사태' 또 나면 구제책은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 2024-07-30 17:19:49
쓱닷컴, 461억원 선불충전금 보유
개정된 전금법 시행령, 발행사만 규제 대상
전문가들 "더욱 강력한 규제방안 필요"
싱가포르 이커머스업체 큐텐이 운영하는 '티메프(티몬·위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를 계기로 국내 이커머스업체 선불충전금에 대한 소비자 보호 강화가 요구되고 있다.
선불충전금 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 쓱닷컴 등 주요 국내 이커머스업체 5곳의 선불충전금 규모는 2분기 기준 2000억 원을 넘어섰다. 1년 전 대비 약 4% 증가한 수치다.
쿠팡(쿠페이머니)은 선불충전금 규모가 1168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말(1098억 원) 대비 6.3% 늘었다. 같은 기간 SSG닷컴(SSG머니)은 1.0% 늘어난 461억 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G마켓은 같은 기간 324억 원에서 323억 원, 11번가는 61억 원에서 59억 원으로 줄었다.
선불충전금 규모와 고객수가 많아질수록 '락인효과(Lock-in effect)'는 더욱 커진다. 이미 선불 충전된 채널에서 지속적인 결제와 충전이 이뤄지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부분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선불충전금 사용시 추가 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쿠팡은 쿠페이머니로 결제시 1%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티메프' 사태처럼 선불충전해 놓은 회사가 지급불능 상태가 되면 소비자보호가 불충분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보증보험 가입여부와 보증한도에 따라 선불충전금을 받지 못하거나 일부만 돌려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2021년 8월 발생한 '머지포이트 대란'이후 규제를 강화하긴 했다. 9월부터 시행되는 개정 전금법(전자금융거래법)에 따르면 선불전자지급수단의 발행 및 관리업을 영위하는 선불업자(전자금융업자)는 선불충전금의 50%를 은행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융회사에 신탁·예치해야한다. 개정안 시행령은 이를 더욱 강화해 선불충전금 100%를 별도관리 대상으로 둬야 한다고 규정했다.
하지만 개정 전금법에도 허점이 존재한다. 선불충전금의 발행사만 규제 대상이기 때문에 유통사에 대한 규제는 느슨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전히 타사가 발행한 상품권을 할인 판매해 자금 조달의 창구로 악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쿠팡이나 쓱닷컴과 같은 대기업들이 긴급한 자금이 필요할때 선불충전금을 쓰더라도 규제하지 못하는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
쿠팡 선불충전금(1168억 원)과 쓱닷컴 선불충전금(461억 원) 규모가 수백억 원을 넘어 자칫 문제가 발발할 경우 소비자 피해가 커질 수 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부 교수는 "고객들의 선불충전금을 일정규모 이상 무조건 현금으로 보유하거나 지급보증보험 가입이 의무화돼 있지 않다"며 "'제2의 티메프'사태를 막으려면 관련 규제를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