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먹구름, 주가는 훨훨…보험주 '엇박자' 행보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2025-07-22 17:21:29
실적은 1분기 이어 2분기도 부진 전망…'신중 접근' 경고음도
상법개정과 배당세제 개편에 대한 기대감으로 보험사들의 주가가 훨훨 나는 중이다.
하지만 실적은 부진해 '엇박자'가 나는 터라 주가 오름세만 믿고 함부로 추격매수하는 건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보험지수는 이날 2522.82포인트로 마감했다. 지난 3개월간 KRX보험지수 상승률은 45.42%로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27.27%)의 약 2배에 달했다. 지난 14일에는 장중 2782포인트를 넘기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상장 보험사 11곳 중 10곳의 주가상승률이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한화손해보험 상승폭이 68.06%로 가장 가팔랐다. 삼성생명이 63.51%, DB손해보험은 57.74%를 각각 기록했다. 흥국화재(50%) 한화생명(48.51%) 미래에셋생명(46%) 코리안리(40.13%) 동양생명(38.87%) 삼성화재(30.61%), 현대해상(28.27%)도 큰 폭으로 뛰었다.
보험주의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배경에는 새 정부의 주식시장 부양정책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3일에는 이사의 충실 의무를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한 상법개정안이 여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나아가 자사주 소각 의무화, 배당소득 분리과세 등 주주환원 확대 정책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자사주 보유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전통적인 고배당주로 꼽히는 만큼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이슈다.
최근 금융당국이 지급여력비율(K-ICS)과 해약환급금준비금 규제를 낮춘 것도 한몫 했다. 금융위는 지난달 킥스 규제 기준을 20%포인트 내리면서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완화 기준도 함께 하향했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보험사가 계약자의 중도 해지에 대비해 별도로 쌓아두는 돈이다. 보험사의 적립금 부담은 크게 낮아지고 배당가능여력은 그만큼 높아진 셈이다.
다만 주가가 뛰는 것과 달리 보험사 실적은 좋지 않다. 올해 1분기 보험사 전체 당기순이익은 4조967억 원에 그쳐 전년동기 대비 15.8% 줄었다.
2분기 실적 예상도 우울하다.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삼성화재의 2분기 당기순익 전망치는 5646억 원은 전년동기의 6114억 원에 미치지 못한다. 현대해상은 2724억 원(3557억 원), 한화손보는 938억 원(1299억 원), DB손보는 4592억 원(5407억 원)으로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실적과 무관한 상승인 만큼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단기간 반영됐던 정부정책 효과가 떨어지면 주가 되돌림이 더욱 크게 나타날 수 있어서다. 또 해약환급금준비금 규제가 완화되더라도 앞으로 '기본자본'에 대한 킥스비율 규제가 새로 도입될 예정인 점 등을 감안하면 제도 개선 수혜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설용진 SK증권 애널리스트는 "궁극적으로 주주환원 재개를 위한 제도 개편에 앞서 계약자 보호를 위한 손실흡수 여력 등이 충분히 확보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도 "금융당국의 보험산업 건전성 태스크포스(TF)에서 보험부채 평가 할인율 최종관찰만기 확대(20년→30년) 속도 조정 가능성과 보험사의 자산부채관리(ALM) 관리를 제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규제 완화가 검토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킥스가 낮은 보험사들의 올해 배당가능 이익 확보는 불확실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낙관론도 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험주는 규제 사이클 변화와 낮은 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개선을 위한 정책이 겹치는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규제 턴어라운드 효과는 아직 주가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만큼 향후 반등 여지도 크다"고 평가했다. 실제 KRX보험업종 PBR은 0.75로 코스피(1.08) 대비 낮다.
부진한 실적을 감안하더라도 이미 오른 주가가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제기된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업권 전반적으로 부진한 보험 손익은 이미 예견됐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한 주가 조정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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