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채 금리 '역주행'…주담대 금리 상승에 차주들 '한숨'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5-06-11 17:30:17
"5월 코픽스 나오면 변동형 금리 하락해 고정형과 격차 줄 듯"
한국은행이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인하했음에도 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되레 올라 차주들이 한숨을 내쉬고 있다.
고정형 주담대의 준거금리인 금융채 5년물 금리가 역주행한 때문이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곧 5월 코픽스가 발표되는 대로 하락이 유력해 격차가 줄어들 전망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이날 기준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3.48~5.36%로 집계됐다. 한은 금리인하 직전인 지난달 28일(연 3.53~5.16%)보다 하단은 0.05%포인트 내렸으나 상단은 0.20%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3.38~6.10%에서 연 3.30~6.10%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하단만 소폭(0.08%포인트) 떨어졌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 상승세 배경에 대해 "은행의 탐욕"을 비판하는 시선도 있지만 은행권은 펄쩍 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순전히 준거금리가 상승한 탓"이라며 "은행이 일부러 대출금리를 인상한 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은행 대출금리는 보통 '준거금리+가산금리-우대금리'로 산정된다. 준거금리는 시중금리에 따라 움직인다. 가산금리는 인건비, 점포 임대료 등 은행의 비용에 이익을 더한 값으로 각 은행이 자율적으로 책정한다. 우대금리는 고소득·고신용자 등에게 제공하는 혜택이다.
즉, 준거금리가 오르면 은행 대출금리도 상승한다. 그런데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고정형 주담대의 준거금리로 주로 쓰이는 금융채 5년물 금리는 거꾸로 갔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연 2.86%로 지난달 28일(연 2.76%) 대비 0.10%포인트 뛰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국내 채권시장도 상방 압력을 받았다"며 "새 정부의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안 기대감 역시 채권 금리 상승세에 일조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22일 미 하원을 통과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법안은 향후 수 년 간 재정적자를 수 조 달러 늘릴 것으로 예측된다. 자연히 국채 발행량이 증가할 것으로 여겨져 미국 국채 가격을 떨어뜨렸다. 채권 가격이 하락하면 금리는 상승한다.
조만간 현실화할 국내 추가경정 예산도 국채 발행량을 증가시키므로 국고채 가격에 하방 압력을 가했다. 미국 국채와 국내 국고채 금리 흐름은 금융채 금리에도 영향을 줬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에 변화가 없는 건 아직 한은 금리인하분이 반영되지 않은 탓이다. 변동형 주담대의 준거금리로는 보통 코픽스가 쓰이는데 코픽스는 매달 15일 경신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국은행연합회가 오는 15일 5월 코픽스를 발표하면 은행들도 즉시 이를 반영해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픽스는 은행 자금조달비용을 반영하는데 예금금리 영향이 크다. 은행들은 이미 한은 기준금리를 반영해 예금금리를 0.20~0.30%포인트 가량 인하했으므로 5월 코픽스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이 대출금리 인하는 미적거리면서 예금금리 인하만 서두른다는 시각이 있는데 이는 선후 관계를 잘못 파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먼저 예금금리부터 낮춰야 대출금리도 따라 내려간다는 얘기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상승했는데 변동형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격차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저금리 기조일 때는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고정형보다 낮다"며 "지금은 고정형이 더 낮지만 차후 한은이 금리를 추가 인하함에 따라 변동형이 고정형을 밑돌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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