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완화가 악재?…보험사 법인세 부담 급증해 순익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2026-02-12 17:54:26

해약환급금 적립 규제 완화로 비용 감소하니 법인세 늘어
"생보사가 충격 더 커…장기적으로 배당여력 감소할 수도"

규제 완화가 오히려 보험사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해약환급준비금 적립 규제가 완화되니 보험사들의 법인세 부담이 급증하면서 당기순이익 감소를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KPI뉴스가 각 금융지주 공시에서 계열 보험사들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다수 보험사의 작년 법인세비용이 크게 늘었다. 이 때문에 세전이익이 늘었음에도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감소했다. 

 

KB라이프의 지난해 세전이익은 4182억 원으로 전년(3979억 원) 대비 5.6% 늘었지만 당기순익은 거꾸로 2694억 원에서 2440억 원으로 9.0% 줄었다. 

 

법인세비용 급증 탓이다. KB라이프 법인세비용은 1742억 원으로 전년(1285억원) 대비 35.6%나 뛰었다. 

 

신한라이프는 법인세비용이 1930억 원에서 2804억 원으로 45.3% 급증했다. 세전이익이 7214억 원에서 7881억 원으로 9.2% 증가했음에도 당기순익은 5284억 원에서 5077억 원으로 3.9% 감소했다. 

 

농협생명도 법인세비용이 689억 원에서 1084억 원으로 늘면서 당기순익이 2461억 원에서 2155억원으로 줄었다. KB손보 역시 법인세비용이 전년 대비 19.7% 늘었다. 

 

▲ 금융지주 계열 주요 보험사의 2024년 대비 2025년 세전이익과 당기순이익 비교. [각 금융지주 경영공시 분석] 

 

법인세비용 급증 원인으로는 먼저 세율 인상이 꼽힌다. 지난해 세제개편으로 법인세율이 1%포인트씩 올랐다. 개정된 세법이 적용되는 것은 2026년 귀속 소득부터지만 보험사들은 미래에 납부할 세금을 현재 시점에 미리 회계상 부채(이연법인세)로 인식한다. 이에 따라 당장 2025년 재무제표부터 법인세율 상승 부담이 반영됐다.

 

금융당국이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부담을 완화한 조치도 법인세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해약환급금준비금은 혹시 모를 대규모 해약 사태에 대비해 보험사가 쌓아두는 돈이다. 세법상 비용(손금)으로 인정받아 법인세에 감소 영향을 준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지급여력비율(K-ICS)이 양호한 보험사에 한해 해약환급금준비금 적립 비율을 100%에서 80%로 낮출 수 있도록 허용했다. 보험사의 배당여력을 높이려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세법상 비용으로 인정받는 금액이 줄어드니 법인세는 크게 늘어나는 현상이 생겼다. 

 

한 대형 생보사 실무자는 "장기상품 비중이 높은 생보사의 경우 해약환급금준비금 누적액이 커서 그만큼 재계산 충격도 크다"며 "규제 완화가 단기적으로 배당여력을 높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론 법인세 부담 탓에 오히려 억제하는 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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