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순열의 직썰] 검찰구형보다 센 한덕수 23년...윤석열 재판 예고하다
류순열 기자
ryoosy@kpinews.kr | 2026-01-21 16:56:20
12·3 내란은 당시 국무총리였던 한덕수의 역할을 빼고는 설명할 수 없다. 그날 밤 한 총리는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막기는커녕, 오히려 합법적 절차를 거친 것처럼 보이도록 만드는 데 기여했다. 재판장 이진관 부장판사는 21일 1심 선고 공판에서 12·3 비상계엄을 명백한 '내란'으로 규정하며, 피고 한덕수에 대해 "국무총리로서 헌법상 의무를 다했다면 내란을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명시했다.
이 같은 판단에 걸맞게 재판부는 내란중요임무 종사 피고 한덕수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검찰(조은석 내란특검)의 구형량은 징역 15년이었다. 법원이 검찰 구형보다 훨씬 무겁게 선고한 건데,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만큼 이번 판결은 헌정질서 파괴 행위에 대해 사법부가 엄벌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결정으로 읽힌다. 아울러 사법부가 헌법질서 최후의 보루임을 각인시킨 판결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재판부는 한덕수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에 대해서는 법리상 성립이 어렵다고 선을 그었지만 '내란 중요임무 종사'에 대해서는 중형을 선고했다. 형식적 가담 여부가 아니라, 권력 구조 안에서 수행한 기능과 결과적 기여도를 책임 판단의 기준으로 삼은 것이다. 재판부는 한덕수가 국무총리로서 계엄 국무회의의 외형을 갖추는 데 기여했고, 반대 의사를 명확히 하지 않았으며, 단전·단수 구상 수용 등 일련의 행위가 내란 범죄 체계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의 가장 큰 파급력은, 법원이 처음으로 12·3 비상계엄을 형법상 '국헌 문란 목적의 내란 행위'로 명시하고, 검찰 구형을 넘어서는 선고로 엄벌 의지를 천명했다는 데 있다. 12·3 내란에 대한 사법부의 첫 판단인 만큼 이후 관련 재판의 방향타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다음 달 19일 예정된 내란 우두머리 혐의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공판(재판장 지귀연)에 분명한 좌표를 남겼다.
우선 12·3 비상계엄 자체가 내란이라는, 확정된 전제다. 이제부터 내란 일당이 무한반복하던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니, "통치행위"니 따위의 억지 주장은 더 이상 설 자리를 찾기 어렵게 됐다. 윤석열과 그 일당은 그동안 계엄의 합헌성과 권한 행사를 강조해 왔다. 한덕수 판결은 그 논리의 방어선을 무너뜨렸다.
법원이 검찰 구형에 구속되지 않겠다는 신호를 분명히 보낸 점 또한 향후 재판에 영향을 미칠 중대한 시사점이다. 이날 선고는 사법부가 헌정질서 파괴 시도 앞에서 정치적 고려보다 헌법적 책임을 우선하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한 판결이었다. 이는 이후 이어질 모든 내란 재판의 기준선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검찰 구형을 뛰어넘은 한덕수 판결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내란은 주도자만의 범죄가 아니며, 동시에 최종 결정권자는 가장 무거운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내란우두머리 윤석열에게는 사형이 구형된 상태다.
이로써 더 이상 토크쇼 같은 내란 재판은 보지 못할 것 같다. 지난 1년 내내 명랑 토크쇼처럼 진행되던 내란 재판(재판장 지귀연)이 얼마나 많은 국민들의 울화를 치밀게 했던가. 12·3 내란 재판의 역사는 한덕수 판결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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