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업일 온라인 배송은 비극적 죽음"…마트노조 국감서 증언

김경애

seok@kpinews.kr | 2023-10-10 16:50:30

온라인 배송 노동자들, 장시간 노동 심각
"폭염 속 수박 22통 한 집 배송하기도"
규제 완화 시 야간·심야 노동 일상화 우려

쉬는 날에도 대형마트의 온라인 배송을 가능하게 하는 정부 정책에 대해 노동자들이 국정감사장에서 우려를 쏟아냈다.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한 정민정 마트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규제 완화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된다"고 말했다.

 

▲ 10일 산자중기위 국정감사에 참고인 신분으로 참석한 정민정 마트산업노동조합 위원장. [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이날 정 위원장은 노조가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양일간 대구 지역 마트 노동자 40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5월 대구와 청주 지역에선 대형마트 의무 휴무일을 평일로 전환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응답자의 94.6%는 의무휴업일 평일 변경에 대해 '전혀 만족하지 못하며 원래대로 되돌려야 한다'고 답했다. 대구시는 평일 전환 당시 회사가 개인 휴무를 충분히 보장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지만 응답자의 85.5%는 평일변경 후 '주말 휴무일이 줄었다'고 답했다.

 

응답자 대다수는 의무휴업일 변경 이후 육체적 피로도가 '증가'했다면서 현재 작업의 힘든 정도가 하루 종일 빠른 걸음 또는 달리기 하는 것처럼 숨가쁘게 일하는 것 같다고 했다. 

 

현재 윤석열 정부는 대형마트 오프라인 영업시간 제한 규제를 온라인 배송까지 포함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 판단하고 의무휴업일과 영업 제한 시간에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는 규제 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온라인 배송 노동자들은 하루 40건 이상,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한여름 무더위에 수박 22통을 한 집으로 배송하기도 하는데, 중량이나 물건 개수 상관없이 한 집에 가는 배송은 무조건 한 건으로 집계한다"고 말했다.

 

의무휴업일과 영업 제한 시간에 온라인 배송을 허용하는 것은 그나마 있는 휴일마저 빼앗고 휴일근로와 연장근로, 야간 노동으로 내모는 것이라고 했다.

 

노동자들이 과로로 숨진 선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쿠팡 물류센터에서 1년 4개월 야간 노동을 하다 사망한 고 장덕준 씨가 대표적이다.

 

정 위원장은 "야간과 심야 노동이 일상화되고 일요일 휴일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노동자들의 죽음의 행렬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의무휴업과 영업시간 제한 제도는 노동자의 건강과 휴식을 보장하기 위한 제도"라며 "제도를 논의할 때 제발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들을 떠올려 달라"고 전했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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