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셔터 내렸다…보험사·상호금융으로 쏠리는 시선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5-11-25 17:14:58
보험사·상호금융, 대출 한도 크고 문턱 낮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규제 때문에 은행들이 잇달아 대출 영업을 중단하고 있다. 돈이 급한 차주들은 어쩔 수 없이 보험사와 상호금융사로 눈길을 돌리는 추세다.
하나은행은 25일 영업점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신규 접수를 중단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4일부터 영업점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하고 있다. 지난달 비대면 주담대 접수를 중단한 데 이어 대면 채널도 셔터를 내린 것이다.
우리은행은 비대면 신용대출 접수를 막았고 주담대·전세대출은 각 영업점별 한도를 매월 10억 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대출모집인을 통한 주담대 취급을 멈췄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그 외 대면 채널까지 닫는 걸 검토 중이다.
은행권은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입을 모은다. 이미 여러 은행들은 연초 금융당국이 내민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를 초과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 4대 시중은행의 지난 20일 기준 가계대출 증가액은 총 7조8953억 원으로 목표치(5조9493억 원)를 32.7% 넘었다. 은행별 목표 초과율은 9.3%에서 59.3%에 달한다.
연말까지 가계대출 관리 목표를 지키지 못한 은행은 내년도 대출 한도가 축소되는 불이익을 받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칫 내년도 대출 영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에 지금 미리 셔터를 내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연내 자금이 필요한 차주들은 다른 곳으로 향할 수밖에 없다. 유력한 대안으로는 보험사와 농업협동조합, 수산업협동조합,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사가 꼽힌다.
보험사와 상호금융사의 주담대 금리는 은행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우대금리를 최대한 챙길 경우 은행 주담대 금리는 3%대 후반에서 4%대 초반가량이다. 보험사 주담대 금리는 4%대 초중반, 상호금융사는 4%대 중후반 수준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은행보다는 불리하지만 저축은행 등보다는 유리하다"며 "은행 대출이 막혔을 때는 이용할 만하다"고 말했다.
보험사와 상호금융사 대출에는 장점도 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은행은 40%인 것과 달리 보험사와 상호금융사는 50%다. 그만큼 대출 한도도 커진다. 또 요새 은행은 신용점수 900점대 고객의 대출도 종종 거절하지만 보험사와 상호금융사는 신용점수 700점대에게도 대출해 준다.
상호금융사 관계자는 "보험사와 상호금융사도 엄격한 총량규제를 받고 있다"며 "언제 대출 문호가 닫힐지 모르니 돈이 필요한 차주들은 서두르는 게 좋다"고 권했다.
수협은 지난 13일, 신협은 20일 비조합원 대상 가계대출을 중단했다. 대출 중단 파도는 다른 곳으로도 번질 가능성이 높다.
다행히 조합원이 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으며 리스크도 낮다. 영업점별로 다른데 보통 최소 2~10만 원가량의 출자금만 내면 조합원이 될 수 있다. 출자금에는 이자가 없지만 대신 배당금이 지급된다. 상호금융사 관계자는 "배당률은 대개 3%대이며 때때로 5%대에 이르기도 한다"며 "오히려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편"이라고 했다.
40대 직장인 A 씨는 "주거래은행에서 대출을 거절당해 곤란해하던 차에 며칠 전 집 근처 신협을 찾아갔다"며 "조합원만 대출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으나 부담이 별로 없어 즉시 출자금 10만 원을 냈다"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라도 대출이 나온다면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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