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또 2개월 연장…“내년 총선까지 유지할 듯”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3-10-16 17:37:26
중단하면 ‘휘발윳값 2000원’…물가 자극·여론 악화 우려
정부의 ‘세수 펑크’가 심각하지만 물가 자극과 여론 악화 우려가 커서 내년 4월 총선까지는 인하가 지속될 거란 예상이 나온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유류세 인하와 경유·천연가스 유가연동보조금을 연말까지 2개월 추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확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가가 불안해진 걸 감안한 조치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5일(현지시간) "충돌이 격화하면서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대치한 이스라엘 북부에 두 번째 전선이 형성될 위험이 있다"며 "이란의 개입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 혁명수비대가 시리아 동부 도시 데이르 에조르에 있던 병력을 이스라엘과 좀 더 가까운 다마스쿠스 인근 지역으로 재배치했다고 보도했다. 또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한 범죄행위를 계속한다면 중동 지역이 지금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만약 이란 개입이 현실화하면 유가는 걷잡을 수 없어진다. 블룸버그 통신 산하 경제연구소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이란이 참전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수 펑크를 감안하면 유류세 인하를 언제까지나 지속할 수는 없다. 기재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세수입은 241조6000억 원에 그쳐 전년동기 대비 47조6000억 원 감소했다. 총수입(394조4000억 원)도 44조2000억 원 줄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는 지난 2021년 11월부터 6개월 단위로 연장하던 유류세 인하 혜택을 올해 4월에는 4개월, 8월부터는 2개월씩만 연장하고 있다"며 “연장 기간 단축이 곧 정부의 고민을 나타낸다”고 했다. 유류세 인하 혜택을 중단하고는 싶은데, 유가가 높으니 조금만 더 연장하면서 그 사이 유가 하락을 기대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유가가 가라앉기는커녕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까지 터지면서 상황은 더 불안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 유류세 인하 조치를 중단하면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높아 쉽게 중단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 대비)은 3.7%로 지난 4월(3.7%) 이후 가장 높다. 6, 7월 2%대를 나타내던 물가상승률은 유가 등 에너지가격 상승 탓에 8, 9월 3%대로 올라섰다.
현재 전국 주유소에 휘발윳값은 리터당 1800원 전후, 경윳값은 1700원 전후를 기록 중이다. 유류세 인하 조치로 깎아주는 세금이 휘발유는 리터당 205원, 경유는 212원이다. 인하 조치가 사라지면 휘발윳값이 단숨에 리터당 2000원을 넘을 수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휘발윳값 2000원’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어 정부로서는 결로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유류세 인하 중단은 물가 자극뿐 아니라 여론에도 악영향을 끼칠 염려가 높다”며 “결국 내년 총선까지는 인하 조치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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