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신선식품 하자 빈번, 반품도 어려워

김경애

seok@kpinews.kr | 2023-12-01 17:21:46

현행법상 반품 제한 품목으로 분류
하자 상품 폐기 소비자에게 떠넘기기도

A 씨는 지난 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귤 1박스(10kg)를 2만5000원에 공동구매로 샀다. 배송받은 박스를 열었는데 군데군데 짓무르거나 터진 귤이 나왔다. 부패돼 하얗게 변한 귤도 있었다.

 

A 씨는 "상태가 이상해 귤을 다 쏟아낸 후 살펴 보니 하얗거나 검은 이물이 묻은 것들이 여러 개 있었고 벌레도 나왔다"며 불쾌함을 토로했다.

 

▲ 무르고 터진 귤. [독자 제공]

 

B 씨는 지난달 26일 이커머스에서 고구마 1박스(10kg)를 2만5000원가량을 주고 주문했다. 이틀 후 배송 받아 박스를 열었는데 물렁물렁한 고구마들이 섞여 있었다. 하얀 곰팡이가 핀 것도 나왔다.

 

B 씨가 항의하자 판매자는 "환불해주겠다"면서도 "받은 상품은 자체 폐기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B 씨는 "10kg짜리 쓰레기 처리를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셈"이라며 어이없어 했다.

 

▲ 곰팡이가 핀 고구마. [독자 제공]

 

온라인 채널을 통해 구매한 신선식품이 변질‧부패된 상태로 배송된 사례가 적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랜선 장보기'가 일상화됐지만 신선식품만은 오프라인 구매가 강세를 보인다. 이렇다 보니 소비자라면 짓무르거나 부패돼 곰팡이가 핀 식품을 받은 일을 경험하게 된다.

 

신선식품은 하자가 있어도 반품이 어렵다. 배송이나 보관 중 변질‧부패될 가능성이 높아 전자상거래법 제17조(청약철회) 제2항 제3호 해석에 따라 반품이 제한되는 품목으로 분류된다.

 

이 법에선 시간이 지나 재판매가 곤란할 정도로 재화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청약 철회가 불가하다고 명시한다. 신선식품이라는 이유만으로 반품과 환불을 거부당하는 사례가 나오는 배경이다.

 

판매자 측이 환불 요청을 수락했지만 하자 상품을 회수하지 않고 소비자에게 떠넘기는 사례도 잦다. 판매자가 수거를 거부할 경우 폐기에 들어가는 수고와 비용은 소비자가 오롯이 감당해야 한다.

 

일부 온라인 채널에선 신선식품 품질보증 프로그램을 도입해 소비자 불편 해소에 나서고 있다. 위메프는 '품질보장' 마크가 부착된 상품에 한해 제품을 수령한 다음 날까지 이유를 불문하고 무조건 환불해주고 있다. 반품 비용은 무료다.

 

11번가는 상품 품질이 뛰어난 산지 생산자의 신선식품을 직배송해주는 '신선밥상' 서비스를 선보이며 품질에 불만족할 경우 100% 무료로 환불해준다는 정책을 내세웠다.

 

이커머스 업계는 1일 "배송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중개업자로서 제품 유형과 상황을 따진 후 판매자와 소비자 사이에 적극 개입해 보상해주는 시스템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 대부분을 선의의 고객으로 간주하고 소비자 입장을 더 많이 배려한다고 했다. 

 

이은영 소비자권익포럼 고문(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은 "업체 약관에서 신선식품 반품을 금지할 경우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약관 심사를 받을 수 있다"며 "책임 소재가 유통에 있는지 판매자에게 있는지를 구분, 반품 가능한 유형을 현행법에서 세부적으로 분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KPI뉴스 / 김경애 기자 seok@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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