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FOMC ‘D-17’…경기침체 우려에 동결 기대감 ‘UP’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2023-10-24 17:19:31
美 연방정부 셧다운 우려도 높아져…경기 악영향
세계가 주목하는 이벤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17일 남았다.
현지시간으로 오는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열리는 FOMC에서는 당초 금리인상 분위기가 우세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강한 긴축 의지를 시사한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경기침체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기준금리 동결 기대감이 점점 높아지는 흐름이다.
한 때 5%를 넘보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23일(현지시간) 전거래일 대비 0.07%포인트 내린 연 4.85%로 거래를 마쳤다.
‘리틀 버핏’으로 불리는 헤지펀드계 거물,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탈 매니지먼트 회장의 한 마디가 큰 영향을 끼쳤다.
애크먼 회장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장기 채권 숏 포지션을 청산했다"고 밝혔다. 청산 이유에 대해선 “현재와 같은 장기 금리로 채권 숏 포지션을 유지하기에는 너무 많은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 숏은 채권을 파는 포지션이란 뜻이다. 향후 채권 가격이 떨어져야, 즉 금리가 올라야 이익을 볼 수 있다. 채권 가격과 채권 금리는 거꾸로 움직인다.
따라서 숏 포지션을 청산했다는 건 앞으로 채권 가격 상승세가, 즉 채권 금리 하락세가 예상된다는 의미다. 투자계의 거물이 채권 금리 내림세에 베팅하자 다들 그쪽으로 쏠리면서 실제로 채권 금리가 떨어진 것이다.
또 채권 금리 내림세 예상은 곧 연준의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낮게 내다본 것으로,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여진다.
|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AP뉴시스]
시장에서도 금리동결 징후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11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거란 전망이 98.4%를 차지했다. 지난 12일(88.2%)보다 10.2%포인트 올랐다.
12월 FOMC까지 금리를 동결할 전망은 74.6%였다. 역시 12일(65.6%)보다 9.0%포인트 상승했다.
당초 시장과 전문가들은 연준이 연내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상할 것으로 관측했다. 3분기에 미국 경제가 예상 이상으로 좋았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부 집계에서 9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7% 늘어 시장 전망치(0.2%)를 크게 웃돌았다. 아울러 9월 한 달간 비농업 일자리 수는 33만6000개 증가, 7월(23만6000개)과 8월(22만7000개)을 훌쩍 뛰어넘었다.
파월 의장도 “인플레이션이 지속 가능하게 연 2% 수준으로 낮아지려면 일정 기간 추세를 밑도는 성장세와 노동시장 과열 완화가 필요하다”며 경기를 끌어내리기 위한 추가 긴축을 시사했다.
그럼에도 최근 금리 전망이 바뀐 건 미국 경제가 4분기에 급격히 둔화될 거란 관측이 대두됐기 때문이다.
애크먼 회장은 "최근 데이터가 시사하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채권왕'으로 불리는 빌 그로스 야누스 캐피탈그룹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이 4분기에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컨설팅사 하이프리퀀시이코노믹스는 3분기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6%, 4분기는 1.2%로 제시했다. 역시 4분기에 급격한 부진을 예상한 것이다.
장기간 지속된 고금리는 이미 부동산담보대출, 자동차담보대출 등 여러 분야의 대출 연체율을 끌어올렸다. 이는 은행 건전성을 위협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올해 3분기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NPL)이 50억 달러(약 6조8000억 원)로 2분기 말(42억7000만 달러·약 5조8000억 원) 대비 7억3000만 달러(약 9930억 원) 늘었다고 밝혔다. 고정이하여신은 90일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을 뜻한다.
PNC 파이낸셜의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도 3억5000만 달러(약 4800억 원)에서 7억2300만 달러(약 1조 원)으로 급증했다. 지방은행들의 건전성은 더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벨 콜 플로리다애틀랜틱대학 교수는 "부실채권 증가세가 최소 1년은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가능성이 점증하는 점도 불안요소다.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해임된 후 공화당 강경파가 하원의 주도권을 잡는 양상이다. 공화당 강경파는 연방정부 재정적자 규모가 1조7000억 달러까지 늘어난 걸 지적하면서 예산을 대폭 감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매카시 의장이 해임되기 전 통과된 임시예산안은 다음달 17일로 종료된다. 그 때까지 새로운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연방정부는 셧다운에 처한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누가 새로운 하원 의장에 당선되든 여야 협상이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4분기에 미국 정부가 셧다운에 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셧다운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므로 연준이 금리를 올리기 힘들어진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은 끝났다”며 “빠르면 내년 1분기부터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독립 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연준 금리인상은 최대 1회 더 올리는 것으로 마무리될 것”이라며 올해 내내 동결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수도 있지만, 재무상태표 축소를 거듭하는 등 긴축 의지는 확고하다”고 진단했다. 금리까지 올리는 건 더 강한 긴축의 표시일 뿐, 동결한다고 긴축이 멈춘 건 아니라는 의미다. 성 교수는 “따라서 채권 금리가 하향안정화되는 흐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다시 반등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KPI뉴스 / 안재성 기자 seilen78@kpinews.kr
|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