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尹정부 들어 공공임대주택 예산 대폭 삭감"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2023-11-09 16:56:17
건설형임대주택 미승인 물량 급증, 원활한 공급 우려
"구입자금 지원 등 예산 줄이고 임대주택 예산 늘려야"
현 정부 출범 이후로 장기공공임대주택과 매입임대주택 등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정부 예산이 큰 폭으로 후퇴하고 있다는 시민단체의 지적이 제기됐다.
9일 세입자·청년·주거·빈곤·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내놔라공공임대'가 국회에 보낸 의견서를 보면 정부의 2024년 예산안에 반영된 장기공공임대(융자) 예산은 6조 원이다.
이전까지 장기공공임대(융자) 예산은 201년 2조8000억 원에서 2022년 9조1000억 원으로 연평균 34.7% 증가했는데, 윤석열 정부 이후에는 연평균 18.8% 삭감됐다.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은 주택도시기금의 출자 예산에 큰 영향을 받는데, 현 정부 들어 주택도시기금 출자 예산은 약 2조 원 줄었다. 정부 직접지원 형태인 출자 예산이 줄면 공공임대주택을 짓더라도 임대료가 높아지고, 저소득층에 배분되는 물량이 감소하게 된다.
공공택지 확보가 힘든 도심지에서 저소득층의 '주거 버팀목' 역할을 해 온 매입임대주택 관련 예산도 삭감됐다. 매입임대주택 융자 예산은 2022~2024년 사이에 37.8%(2조2000억 원) 삭감됐고, 매입임대주택 출자 예산은 같은 기간 27.3%(9000억 원) 쪼그라들었다.
매입임대주택 관련 예산 삭감 규모는 비단 주택분야뿐 아니라 정부 예산안의 모든 분야를 다 통틀어 봐도 단위사업예산 가운데 가장 큰 축에 속한다고 이 단체는 지적했다.
2022년 3조3000억 원이었던 건설형 장기공공임대주택 출자 예산은 2023년 2조1000억 원으로 줄었고, 2024년 예산안에는 다시 1조9000억 원으로 꾸준히 뒷걸음을 쳤다.
이들은 정부가 공공임대 확충을 통한 주거 공공성 강화보다 '빚내서 집사고, 세 살라'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장기공공임대 관련 예산과 매입임대주택 관련 예산이 급감하던 사이 분양주택·민간임대지원 융자예산은 매년 평균 40.4%씩 증액돼 왔다.
새로 지어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 물량도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미승인 물량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건설형 임대주택 미승인 비율은 2019년 3.16%, 2020년 1.77%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1년 41.59%에서 2022년에는 85.97%로 늘었다.
올해는 7월 말 현재 미승인 비율이 93.38%에 달한다. 건설형 공공임대는 '사업계획 수립, 사업승인, 착공, 입주자 모집 등 순서로 진행되는데, 사업계획을 세운 뒤 승인을 받은 비율이 전체의 7%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이전까지 연 7만 호였던 건설형 임대주택 공급량은 현 정부 들어 절반(3만5000호)으로 줄었는데, 이마저도 달성이 어렵다는 전망이다.
최근 반지하 참사,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로 긴급주거 지원 정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장기공공임대주택 재고는 전체 가구수 대비 5.9%에 불과한 상황이다. 현재 주거빈곤 가구는 176만 가구로 파악되고 있는 반면, 장기공공임대주택 재고는 126만 호에 그친다.
홍정훈 한국도시연구소 연구원은 "공공성이 떨어지고 중상위·상위계층 편향적인 구입자금지원, 분양주택, 민간임대 예산을 대폭 삭감해야 한다"며 "적어도 2022년 수준으로 매입임대 예산을 확대하고, 건설형 공공임대주택 공급량은 원상태로 되돌려야 한다"고 말했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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