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 3분기 수익성 악화…고금리 장기화 영향
김명주
kmj@kpinews.kr | 2023-11-18 09:56:10
올해 3분기 자기자본 5조 원 이상 국내 대형 증권사 7곳(한국투자증권 제외)의 수익성이 작년보다 대체로 악화했다. 고금리 기조 장기화, 부동산 경기 둔화 등의 여파로 업황이 부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대형 증권사 중 한국투자증권은 수익성 지표(ROE 38.03%·ROA 4.05%)가 매우 높았는데, 1분기 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운용에서 받은 배당금의 일회성 요인이 커 이번 조사에서는 제외했다.
17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를 보면 미래에셋·NH투자·삼성·KB·하나·메리츠·신한투자증권의 별도기준 3분기 평균 ROE(자기자본이익률)와 ROA(총자산이익률)는 6.05%와 0.74%를 나타냈다. 전년 동기보다 각각 2.43%포인트, 0.25%포인트 떨어졌다.
ROE와 ROA는 기업의 수익성을 재는 지표로 쓰인다. ROE는 기업이 자기자본 대비 얼마나 이익을 잘 냈는지 나타내며 일정 기간 기업이 올린 당기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눠 백분율로 값을 구한다.
ROA는 총자산 대비 얼마나 이익을 잘 냈는지 보여준다. 일정 기간 기업이 올린 당기순익을 총자산으로 나눠 백분율로 구한다.
7곳 중 신한투자증권의 ROE는 작년 동기 대비 감소폭이 가장 컸다. 신한투자증권의 ROE는 5.82%로 지난해(14.58%)보다 8.76%포인트 떨어졌다. ROA 역시 0.71%로 지난해(1.74%)보다 1.03%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동기 대비 IB(기업금융) 관련 수수료가 크게 줄고 3분기 중 투자상품 관련 충당부채 적립 등 영업외손실이 발생한 영향이다.
그다음 감소폭이 컸던 하나증권은 마이너스 ROE와 ROA를 보여줘 수익성이 가장 부실했다. ROE는 -0.69%로 지난해(7.17%)보다 7.86%포인트 떨어졌다. ROA도 -0.09%를 기록해 지난해(1.04%)보다 1.13%포인트 떨어져 7곳 중 내림폭이 가장 컸다.
지난해보다 IB 자산들에 대한 충당금을 크게 늘린 탓이다. 하나증권이 쌓은 3분기 누적 충당금 등 전입액은 1834억 원으로 작년 동기(105억 원) 대비 규모가 17배 넘게 불었다.
메리츠증권은 ROE가 7.96%로 지난해(11.96%)보다 4.0%포인트 떨어졌다. ROA 역시 0.97%로 지난해(1.38%)보다 0.41%포인트 떨어졌다.
메리츠증권의 수익성은 7곳 평균을 웃도는 등 양호한 수준이나 감소폭이 보다 높았던 이유는 작년 실적이 좋았던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IB, 부동산사업 등에서 수익을 대거 거두면서 호실적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관련 수익이 급감했다.
미래에셋증권의 수익성도 나빠졌다. ROE는 3.26%로 지난해(4.91%)보다 1.65%포인트 떨어졌다. ROA 역시 0.36%로 지난해(0.55%)보다 0.19%포인트 떨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충당금을 대거 쌓은 영향으로 순익이 대부분 감소했다"며 "자연스럽게 ROE나 ROA도 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들은 해외 부동산 쪽에서 손실이 컸다"며 "손상차손, 평가손실 등을 인식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이들 증권사와 달리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의 수익성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2차전지주와 테마주 열풍으로 증시 거래대금이 늘면서 브로커리지 부문 수익 등이 증가한 영향이다.
유일하게 두자릿수를 보여준 삼성증권의 ROE는 11.14%로 지난해(8.6%)보다 2.54%포인트 올랐다. 7곳 중 증가폭이 가장 컸다. ROA도 1.38%로 지난해(0.88%)보다 0.5%포인트 오르면서 역시 가장 큰 오름폭을 보여줬다.
NH투자증권의 ROE는 6.99%로 지난해(5.44%)보다 1.55%포인트 올랐다. ROA는 0.95%로 지난해(0.64%)보다 0.31%포인트 증가했다.
KB증권의 ROE와 ROA는 7.89%, 0.88%로 지난해(6.72%·0.71%)보다 각각 1.17%포인트, 0.17%포인트 올랐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 해외 부동산 투자 리스크 등이 이어지면서 향후 증권사들의 수익성 개선 여부 역시 불투명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금리 하락 가능성 등도 살펴야하겠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남은 4분기도 부동산 리스크 노출도가 여전히 중요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충당금을 많이 쌓으려는 흐름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낙관적인 실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예상했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증권업 영업환경은 악화되고 있다"며 "당분간 증권업 상승 여력은 제한적으로 생각된다"고 봤다.
KPI뉴스 / 김명주 기자 k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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