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상도 교수 "'매운 맛'·'단 맛'을 찾는 건 인간의 본능"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 2024-04-24 17:14:54

"단맛이 나지만 칼로리는 적은 '제로' 제품 더 확대될 것"
"인공감미료가 더 위험하진 않아…과다 섭취만 주의해야"
"슈링크플레이션은 정부가 지나치게 식품기업 옥죈 탓"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는 '식품전문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국내 식품 안전에 관한 주요 단체마다 그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하 교수는 학계에 몸담고 있는 동시에 한국식품안전연구원장이자 한국식품안전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올해부터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33명의 신임 정회원 중 식품 권위자는 하 교수가 유일하다.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가 2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한 공간에서 KPI뉴스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유태영 기자]

 

KPI뉴스는 2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한 공간에서 하상도 교수를 만나 국내 식품 업계 최신 트렌드와 식품 안전, 미래 먹거리에 관해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ㅡ최근 '제로 아이스크림', '제로 숙취해소제' 등 '제로' 칼로리 제품이 늘고 있다.


"국내선 22가지 인공감미료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허용하고 있다. 식약처가 허용했다는 건 주어진 허용 범위 내에서는 평생 먹어도 안전하다는 뜻이다. 시중에 출시되는 첨가물을 활용한 식품들은 과도하게 먹지만 않는다면 인체에 해가 없다."

ㅡ인공감미료를 활용한 제품을 많이 섭취하면 부작용이 있나.


"인공감미료마다 특성이 다르다. 말티톨, 솔티톨 같은 '-톨' 계열은 보습 효과가 있어 부드럽고 촉촉한 식품에 사용된다. 설탕 대비 단맛이 세지 않아 많이 먹게 된다. 이럴 경우 당연히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인공감미료가 아니더라도 모든 식품은 과다 섭취하면 부작용이 있다. 심지어 물도 많이 마시면 생명에 위험한 경우도 발생한다. 특별히 인공감미료가 첨가된 식품만 위험한 것은 아니다."

ㅡ인공감미료를 활용한 '제로' 식품은 어디까지 확대될까.


"'단맛'을 찾는 건 인간의 본능이다. 다만 그러면서도 당이 두려운 소비자들을 위한 제품들은 끊임없이 나올 거다. 지금은 워낙 '과영양'의 시대이다 보니 '제로' 제품 확대는 필연적이다. 하지만 설탕을 완벽히 대체하지는 못한다. 설탕만이 갖고 있는 단맛과 에너지가 있다. 

 

당이 떨어졌을 때 급격하게 에너지를 내는 데는 설탕만한 게 없다. 제로 칼로리 제품이 더 인기를 끌려면 지금보다 가격이 싸져야 한다. 보통 인공감미료가 설탕보다 가격이 훨씬 싼데 현재 제로 칼로리 제품과 기존 제품 가격차는 크지 않다."

ㅡ삼양식품이 '불닭볶음면' 수출로 '매출 1조' 기업이 됐다. '매운 맛' 인기는 계속될까.


"'매운 맛'이 주는 짜릿함이 있다. 그런 자극적인 맛을 찾는 건 인간의 본성이다. 사실 과학적으로는 '통증'에 속하는 게 매운 맛인데, 거기서 오는 희열감이 있다. 과거에 '하얀 라면'이 잠깐 인기를 끌긴 했지만 결국 매운 라면으로 소비자들이 돌아왔다. 중독성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ㅡ'신라면'보다 2배, 3배 매운 라면이 출시되고 있다. 매운 맛에 대한 규제는.


"현재 매운 맛에 대한 규제는 없다. 규제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맛은 개개인마다 다르게 받아들인다. 어떤 사람은 맵다고 느낄 수 있지만 또 어떤 사람은 맵지 않을 수도 있는 거다. 매운 맛의 정도를 캡사이신의 양으로 제한할 수 있겠지만 규제의 영역은 아니라고 본다. 캡사이신이 독성이 크지 않은 물질이고 양에 대한 제한이 없을 정도로 안전한 물질이기 때문에 제한할 필요는 없다."

 

ㅡ대체육을 활용한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대체 원료라는 것은 당연히 시장에서 꼭 필요하다. '대체한다'는 뜻은 기존에 아주 비싸거나 얻기 힘들고 좋은 제품을 값싸게 대량으로 얻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기존 원료보다 원가를 확 줄여 가격 경쟁을 하거나 기존에 없던 새로운 영양분이나 맛을 내면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거다. 다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부 교수가 24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한 공간에서 KPI뉴스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유태영 기자]

 

ㅡ지난해 가격은 그대로 두면서 크기와 중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Shrinkflation)'이 큰 이슈였다. 어떻게 평가하는지.


"슈링크플레이션이 기업이 소비자를 속인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소비자가 모두 알수 있도록 제품 중량, 성분, 가격 모두 있는 그대로 표기했다. 기업 입장에선 인건비도 올랐고 전기세도 원재료 값도 다 올랐다. 그런데 정부에서 가격을 올리지 말라고 하면 기업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양을 줄여서라도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수밖에 없는 거다."

ㅡ정부 탓인가.


"정상적인 시장에서는 원가가 올라가면 기업이 가격을 올리게 된다. 그러면 소비자들이 선택을 하는 거다. 비싸서 다른 제품을 사든지, 아니면 아예 안사먹든지. 그러면 기업이 가격을 낮추든 생산성을 높이든 한다. 그런데 정부가 억지로 가격을 못 올리게 하니까 슈링크플레이션이 일어나는 거다. 풍선 한쪽을 누르니 다른 쪽이 튀어나오는 수밖에."


ㅡ정부가 시장에 과다개입했나.


"기재부나 농식품부가 기업을 압박해 가격을 올리지 말라고 하고 앞으로 마트에서 가격과 용량이 얼마에서 얼마로 바뀌었다고 써 놓으라고 한다. 가격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소비자와 기업 간에 줄다리기를 하면서 조정이 되는 건데 정부가 개입하니 시장이 왜곡될 수밖에 없다."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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