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남양유업, 홍원식 퇴직금 444억 소송 지연공시로 제재금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 2024-07-03 17:03:36

홍 전 회장, 5월 30일 남양유업에 퇴직금 지급 소송제기
남양유업, 6월 10일 송달받았지만 12일에 지연공시해 제재금
퇴직금 지급 근거규정 '뻥튀기'된 경우 재산정해야

한앤컴퍼니가 운영하는 남양유업이 홍원식 전 회장이 제기한 수백억 원의 퇴직금 지급 소송을 지연공시해 제재금을 부과받았다. 

 

▲서울 강남구 남양유업 본사.[뉴시스]

 

3일 한국거래소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홍 전 회장은 지난 5월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김승언 남양유업 대표를 상대로 퇴직금 443억5773만 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남양유업은 홍 전 회장으로부터 소장을 지난달 10일 송달받았지만 바로 공시하지 않고 이틀이 지난 같은 달 12일 뒤늦게 공시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남양유업의 지연공시를 공시불이행으로 판단하고 1600만 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유가증권시장 공시규정 제35조 및 제38조의 2에 근거한 조치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오류가 있어 지연공시했다"며 "다음 달까지 제재금을 납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허위공시, 지연공시 등 주주들에게 왜곡된 정보를 전달하는 행위에 대해 엄벌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남양유업이 퇴직금 소송 규모나 소송 상대방의 중요도로 볼 때 단순 실수로 지연공시한 것으로 보기엔 어렵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는 "제때 공시했을 때와 며칠 늦게 공시했을 때 유불리를 따져 지연공시하는 쪽이 더 이득이라고 판단한 듯하다"며 "금융감독원이나 거래소 측에서 이와 같은 사안에 대해 벌칙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남양유업은 지난 3월 한앤코 핵심 관계자들이 이사회에 진입해 장악했다. 홍 회장 일가는 4월부로 밀려났다. 

홍 전 회장은 앞서 170억 원에 달하는 퇴직금을 수령하려 했으나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그가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신을 포함한 임원의 이사보수 한도를 50억 원으로 정하는 결의에 찬성표를 던졌는데 법원이 이를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사내이사인 홍 전 회장이 자신을 포함한 이사들의 보수를 책정하는 기준이 되는 의안에 '셀프 찬성' 표를 던졌기 때문에 재산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김동욱 세종 파트너변호사는 "남양유업 이사회 내부 규정을 봐야 홍 전 회장의 퇴직금 산정액이 적절한지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법원이 이사회에서 정한 이사 보수 한도가 과도하게 부풀려졌다고 판단하면 실제 지급되는 퇴직금은 훨씬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다.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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