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연체율, 10년來 '최고'…"자영업자 연체 증가 영향"
하유진 기자
bbibbi@kpinews.kr | 2025-05-09 17:27:21
채무 상환 어려움으로 '신용유의자' 된 자영업자 늘어
경기침체 여파로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카드사들의 리스크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일부 카드사들의 올해 1분기 말 기준 연체율은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하나카드 연체율은 2.15%로 하나카드가 출범한 2014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KB국민카드는 1.61%로 최고치였던 2014년 말(1.62%)과 근접한 수준이다. 신한카드는 1.61%로 지난 2015년 3분기 말(1.68%) 이후 최고 수준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 여파로 다수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에 처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율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며 "소액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을 이용하는 자영업자들의 부실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1년 새 '신용유의자'가 된 개인사업자는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신용정보원에 신용유의자로 등록된 개인사업자는 14만129명으로 전년(10만8817명) 대비 28.8% 급증한 수치다. 신용유의자는 90일 이상 장기 연체 등으로 신용정보원에 등록된 경우를 말한다.
서울에서 10년째 식당을 운영 중인 40대 자영업자 A 씨는 "매출은 줄고 인건비, 재료비 등은 오르니 견디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는 "카드론을 받아 예전 카드론을 갚는 돌려막기를 거듭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의 대손충당금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대손충당금은 카드사가 고객으로부터 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에 대비해 미리 쌓아두는 금액을 말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업카드사 6곳(신한·삼성·현대·KB국민·하나·우리카드)의 1분기 대손충당금 합계는 1조669억 원이다. 전년 동기(7137억 원) 대비 49.5% 급증한 수치다. 삼성카드만 전년 동기 대비 대손충당금이 소폭(0.7%) 감소했고 그 외 카드사들은 전부 늘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연체율은 금리, 내수 등 거시경제 여건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연체율 안정화를 위해서는 먼저 실물 경제가 회복돼 차주의 상환능력이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새로운 정부 출범 후에는 아마 '인기몰이'도 할 겸 해서 자영업자 채무조정에 착수할 것"이라며 "그러면 카드사들이 빚을 받기 어려워져 상당한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의 채무조정은 대개 일부 채무는 상환의무를 면제하고 나머지는 저리 장기대출로 전환시킨다. 카드사 등 금융사에겐 반갑지 않은 방식이다.
KPI뉴스 / 하유진 기자 bbibbi@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