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모' 품은 李, '어정쩡 사과' 金…외연 확장 온도차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2025-05-13 16:39:26
김문수 "계엄, 국민께 사과...탈당은 본인 뜻"
이준석 "양 머리 세겹 쓴 후보, 빅텐트 언급 말라"
대선 후보들의 외연 확장에 온도 차가 보인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잣대가 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지자들까지 품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계엄으로 인한 국민들의 피해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출당에는 선을 그었고, 이른바 '빅텐트'의 문은 여전히 열리지 않고 있다.
홍 전 시장의 지지자 모임인 '홍사모' '홍사랑' '국민통합찐홍' 등 단체 회원들은 13일 민주당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국민통합찐홍'의 김남국 회장은 "국민의힘은 상식적으로 봐도 보수가 아니다"며 "헌법 기구에 의해 탄핵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아직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당이 정상적인 당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는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지키자는 것이 1차적인 목표"라며 "다행히 이 후보가 통합을 내세우고 있으니,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이 후보와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낭만의 정치인 홍준표를 기억하며'라는 제목을 글을 올렸다. 그는 홍 전 시장에 대해 "상대 진영에 있는 분이지만 밉지 않은 분이었다"면서 "솔직히 이번 대선에서 제게는 홍준표 선배님 같은 노련한 정치가가 가장 부담스러운 상대였다"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홍준표 선배님의 국가경영의 꿈, 특히 제7공화국의 꿈, 좌우 통합 정부 만들어 위기를 극복하고 전진하자는 말씀에 크게 공감한다"고 했다. "(미국에서) 돌아오시면 막걸리 한잔 나누시지요"라며 글을 맺었다.
이 후보는 보수 쪽으로의 확장과 통합에 공을 들여 성과를 내왔다. '보수 책사'로 불려온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과거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권오을, 이인기 전 의원도 합류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 부위원장을 지낸 바 있는 이석연 전 법제처장도 이 후보 선대위의 국민대통합위원장으로 뛰고 있다.
그 밖에도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와 정규제 펜앤드마이드 대표 같은 대표적 보수 논객들도 이 후보에 대한 지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 재정립 요구에 직면한 김문수 후보는 전날 저녁 채널A '뉴스A'에 출연해 "계엄으로 국민들이 굉장히 어려워하고 계신다. 수출, 외교 관계 등 계엄으로 인한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들에게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에) 참석도 하지 않았지만, 만약 갔더라도 계엄에 찬성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민주주의는 대화와 타협과 인내로 이뤄지는 것이지 계엄으로 이뤄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비상계엄의 방식이 아니라 여야 간 잘못된 것은 대화를 통해서 그리고 설득을 통해서, 인내를 통해서 항상 민주주의를 완성하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탄핵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취해왔고, 윤 전 대통령의 탈당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 인식을 비쳤다. 김 후보는 이날 대구·경북 선대위 출정식을 마친 뒤 기자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 요구에 대한 입장을 묻자 "본인의 뜻(에 달려 있다)"이라며 "우리 당이 윤 전 대통령 보고 '탈당해라', '하지 마라' 이렇게 하는 것은 옳지 않다. 현재로선 그렇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윤 전 대통령이 잘못한 일이 있다고 판단해서 탈당하라고 한다면 우리 당도 책임이 있다"고 했다. 계엄은 잘못이라고 인정했지만, 적극적으로 책임을 지려는 태도는 아니었다.
김 후보는 "국민들이나 어떤 분들이 (윤 전 대통령을) '출당시킨다, 탈당을 원한다'고 하면, 마치 우리는 괜찮은 것처럼 하는 모양이 될 수 있는데 우리 당이 다시, 민주주의의 원칙을 굳건히 확인하고 실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빅텐트'를 위한 핵심인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는 여전히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경북대 유세 중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를 향해 "계엄이 진짜 잘못됐다고 판단하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즉각 출당시키고, 본인은 '반탄'(탄핵 반대) 세력에 힘입어 후보가 된 사람이기 때문에 후보에서 사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일갈했다.
그는 또 김 후보의 '계엄 사과' 발언에 대해 "국민들 민심이 매섭기 때문에 옆구리 찔려서 하는 발언에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윤 전 대통령 출당과 관련해 '본인의 뜻에 달려 있다'고 한 데 대해서도 "그것이 김 후보가 가진 이중 정체성의 본질"이라며 "양 머리 세겹을 쓴 후보다. 이런 상태로 김 후보가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단일화 관련 질문에는 "김 후보가 저와의 단일화나 빅텐트 같은 것을 더 이상 언급하지 않아 줬으면 좋겠다"며 "조금이라도 결이 맞는 자유통일당이나 전광훈 목사와의 빅텐트는 자유롭게 해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불법 계엄 방관과 탄핵 반대에 대해 사과하고 (관련자들을 당과 선거 보직에서 배제), 윤석열 전 대통령 출당으로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절연하고, 자통당 등 극단주의자들을 멀리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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