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물량 씨가 말랐다...빌라는 60%가 월세 계약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2025-11-26 17:10:48
3분기 서울 빌라 월세 59.3%…전세는 40.7%
고가 월세 시대 우려…매매가 상승 영향 가능성
전세 물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4년여 동안 가장 심각한 상황이다. 정부의 수요 억제 정책과 신규 주택 부족 등으로 전월세 시장의 불안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6일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주택 전세수급지수는 158.5로 조사됐다. 전월(157.7)보다 0.8포인트 높아졌고, 2021년 10월(162.2) 이후 4년 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전세수급지수는 0~200 범위로 나타내며,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공급 부족' 비중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 서울은 2023년 8월(112.2) 기준선 100을 넘긴 뒤 2년 3개월 동안 전세 물량 부족 상태를 이어오고 있다.
전국 전세수급지수도 이달 159.6을 기록하며 2023년 8월(107.1) 이후 기준선 100을 꾸준히 넘어서고 있다. 역시 2021년 10월(164.8) 이후 최고치다.
월세화 현상은 짙어지고 있다. 부동산 종합 서비스 기업 부동산플래닛 조사를 보면, 올 3분기 서울 연립·다세대주택의 전·월세 거래량은 모두 3만864건인데 이 중 전세는 40.7%, 월세가 59.3%로 훨씬 높은 비중을 보였다.
특히 월세의 유형(준전세·준월세·순수월세) 중 준전세의 비율은 줄고, 비교적 보증금 부담이 적은 준월세와 순수월세 비중이 더 높아졌다.
준전세는 전세금 대비 보증금 비율이 60% 이상이며, 준월세와 순수월세는 각각 60% 이하, 10% 이하다.
정수민 부동산플래닛 대표는 "전세 보증금 조달 여건이 악화되면서 보증금 비중이 낮은 순수월세 거래가 증가한 점은 연립·다세대 임대 시장의 월세 중심 재편이 한층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월세 시장에 나온 서울 아파트는 2만2219건인데, 규제가 시작된 지난 6월 28일(1만8796건)보다 3423건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전세 물량은 2만4855건에서 2만5524건으로 669건 증가하는데 그쳤다.
집값은 꾸준히 상승하면서 전셋값도 함께 올라 계약 갱신을 선택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 1~10월 서울 전·월세 계약은 20만4895건 이뤄졌다. 이 중 41.4%인 7만6570건은 갱신된 계약이다.
전세 물량이 부족하다보니 월세 가격도 오름세다. 관악구 봉천동 'e편한세상 서울대입구' 전용 84㎡는 지난 14일 보증금 1억5000만 원, 월세 240만 원에 계약이 성사됐다. 같은 보증금으로 계약됐던 지난 4월보다 월세가 50만 원 올랐다.
전·월세 시장의 불안은 결국 매매가격을 띄우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대출이 어렵다보니 수요자들의 선택지가 월세로 향할 수밖에 없다"면서 "전세 매물이 없으면 전세 가격이 오르고 또 매매가격까지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주택 공급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해법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공급이 당장의 입주 현실화가 아닌 분양 계획인 만큼 수도권 집값 안정과 전·월세 물량의 단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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