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 회장 "지배구조 정답 없어…임기 3~6년으론 글로벌 성장 어려워"

김명주

kmj@kpinews.kr | 2023-09-25 17:13:27

윤 회장, 연임 논란 관련 획일적 프레임 비판…"회사마다 특성 달라"
"글로벌 금융으로의 발돋움 위해 금융기관 역할도 필요"

"모든 회사가 연혁, 업종 특성, 처한 환경, 문화 등이 다른데 하나의 프레임에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착각일 수 있다"


25일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신관에서 개최된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개선에 관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2014년부터 3연임으로 KB금융을 이끈 윤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약 두 달 앞두고 열렸다. 윤 회장은 지난 8월 용퇴를 결정, 오는 11월 20일 임기를 끝내기로 했다.

 

▲ 25일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신관에서 진행된 CEO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명주 기자]

 

윤 회장은 "기업에 따라서 각자의 체질에 맞는 방법을 고유 개발, 계속 육성해 발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취임 초기부터 이사회와의 긴밀한 협의 하에 체계적인 회장 승계 프로그램을 진행 및 정착시키고자 했다"고 전했다.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임 논란에 대해선 "CEO의 재임 기간은 회사별로 다를 수 있다"며 "회사 내 CEO에 따라서도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이 옳은 방향 아닌가"라며 의문을 표했다.

이어 해외자료를 보면 평균 기업 CEO 재임 기간은 7년~10년임을 강조했다. 그는 "3년, 6년마다 바뀌는 체계를 가지고 어떻게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투자를 적극적으로 해 글로벌 금융사로 발돋움할 수 있나"고 일갈했다. 

또한 그룹 이사회가 갖춘 독립성·전문성·다양성을 언급하면서 "CEO가 (이사회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이사회 참호 논란에 선을 그었다.
 

늘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하면서 금융그룹 회장 연임에 부정적인 금융당국의 주장에 반대 의견을 표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초 금융당국은 금융지주 회장들이 적절한 감시와 견제 없이 연임에 유리한 이사회 환경을 만드는 등 참호를 구축한다며 지주 회장들의 셀프 연임을 비판한 바 있다.

윤 회장은 금융당국의 역할에 대해서는 거시 관점에서의 규제를 인정하면서도 "금융산업의 발전과 시장의 안정을 도모하고 동시에 소비자 보호를 위한 규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짚었다.

 

▲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신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기자 질문에 자리에서 일어나 답하는 모습. [김명주 기자]

 

윤 회장은 재임 기간의 대표적인 성과로 리딩뱅크 탈환, 푸르덴셜생명 인수 등 비은행부문 강화, 탄탄한 경영 승계 절차 구축을 꼽았다. 다만 KB금융이 세계에서 낮은 순위에 머무르는 점은 아쉽다고 전했다.

윤 회장은 "한국에 금융의 삼성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만들고 싶었다"면서 "국내에선 리딩뱅크지만 세계 60위권에 머무는 부분에 대해선 상당한 자괴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은행은 자본 비즈니스다. 자본이 없으면 자산을 늘릴 수 없다. 우리가 20위권에 들어가려면 자본은 최소 2.5배 늘려야 한다"고 했다. 이어 "개별 은행 차원의 노력으로 가능한 부분인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며 정책적인 강구 등 금융기관의 역할을 주문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윤 회장이 '노란 넥타이'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라며 농담을 전하는 등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윤 회장은 자리에서 "취임 이후 노란색 이외 넥타이를 매본 적이 없다. 친구들이 네 몸에는 노란 피가 흐르는 게 아니냐 놀렸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어 "노란 넥타이를 매고 일할 수 있었던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하고 행복했다"며 9년 간의 소회를 밝혔다.


향후 거취에 관해서는 "두 달 남았다. 아직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KPI뉴스 / 김명주 기자 k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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