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기업행 26명, 올해도 '러시'…건설업 최다, 수사 중 기업도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2024-10-10 17:06:43
비자금 의혹 태광, 계열사 4명 영입
"수사 정보 파악 혹은 지연 역할"
올해도 검찰 출신 인사들이 대거 민간 기업에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 들어 두드러진 '검찰 낙하산' 논란이 여전한 것이다. 이들을 영입한 업체는 건설과 제약에서부터 가상화폐까지 다양하다. 특히 수사 대상인 기업들도 눈에 띈다.
KPI뉴스가 10일 인사혁신처의 1~9월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민간 기업 취업 가능 혹은 승인 판단을 받은 검사나 검찰직 공무원은 26명에 이른다. 검사뿐 아니라 수사관들도 주요 기업의 임원으로 옮겨간 사례가 다수 확인된다.
건설업체로 옮겨간 경우가 가장 많았다. 지난 1월 검찰 5급으로 퇴직한 공무원이 DL이앤씨 경영진단 담당 임원으로 갔다. 같은 달 GS건설 사외이사(감사위원)로 취업한 검사도 있었다.
또 3월 검사 출신이 계룡건설 계열사인 케이알산업으로, 7월엔 6급 출신이 호반건설(이사)로 갔다. 그 다음달에도 검사 출신이 건설자재 업체 한라엔컴 감사로 취업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재직했던 6급 출신은 GS건설 상무보로 옮겨갔다. GS건설은 올 들어 검찰 출신 2명을 '모셔온' 것이다.
공수처 출신으로는 6급과 7급 퇴직공무원이 지난 2월 나란히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로 옮가가는 취업승인을 받았다.
제약업체 중에서는 휴온스바이오파마 사외이사, 대원제약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현대약품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검사 출신이 둥지를 틀었다.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코리아는 지난 2월 검찰 6급 출신을 상무로 선임했다.
수년째 각종 수사 대상에 올라있는 태광그룹 계열사들도 검찰 출신을 다수 영입했다. 태광산업과 그룹 계열사 티시스가 지난 3월 각각 법률자문 역할로 전직 검사들을 받아들였다. 금융 계열사인 흥국화재 사외이사와 법률자문이 각각 검사 출신으로 채워졌다. 6급 출신은 흥국생명 부장으로 자리를 잡았다.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지난달 30일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을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이 전 회장은 계열사를 동원한 수십억 원의 비자금 조성 혐의를 받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사건으로 정도원 회장이 재판을 받고 있는 삼표그룹은 지난 5월 삼표시멘트 사외이사로 대검 기획조정부장 등을 거친 30년 경력 검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삼표그룹의 사법리스크는 중첩돼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정 회장 아들 회사에 부당이익을 몰아줬다며 검찰에 고발해 서울중앙지검이 지난 8월부터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검찰 아닌 공직자 출신을 수년째 적극 데려오고 있다. 올해도 대통령비서실 4급 상당 2명을 이사로, 경찰청 경감 출신을 부장으로 받아들였다. 지난해까지 포함하면 10명 가량의 퇴직 공직자들이 쿠팡에 들어간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의원이 최근 인사혁신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2022년 5월부터 지난 8월까지 대통령실 출신 중 14명이 현대자동차 부사장, KT스카이라이프 사장, 쿠팡 이사 등 대기업으로 옮겨갔다.
장동엽 참여연대 선임간사는 "기업들이 검찰 출신을 영입하는 현상이 이 정부 들어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 간사는 "사고가 많거나 리베이트 관행이 있는 업계는 더 원할 수 있다"며 "또 수사를 받는 경우라면 관련 정보를 파악하거나 지연시키는 등 역할을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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