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이 바뀌었다"…현대차, 美 관세가 오히려 약진 기회로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2025-10-30 17:01:00

3분기 현대차 미국 판매 12.7% 치솟아
"체력 약한 포드, 혼다 등 가격 인상 전망"
팰리세이드, 신차 효과까지 더해져 기대
젠슨 황과 '치맥 회동' 주목…기술력 강화

현대자동차가 미국 관세 부담을 덜었을뿐 아니라 이제는 오히려 시장점유율 추가 확대의 기회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같은 조건이라면 판매가격에 관세를 전가하지 않고 버텨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3분기 이익 규모는 뒷걸음질쳤지만 내년에는 기존 관세율 조건에 비해 4조 원가량 증가할 여지가 생겼다.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3월 24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미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30일 현대차는 3분기 실적 발표를 하면서 46조7214억 원의 매출액으로 같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소매 판매는 103만6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4.8% 늘었는데, 특히 미국 내 판매가 26만1000대로 12.7% 치솟았다.

관세로 인한 비용은 늘었지만 시장에서 영향력은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전날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되면서 기존 25%였던 관세율이 15%로 낮아져 호조세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일본 후지중공업의 자동차 브랜드 스바루가 지난 5, 6월 미국에서 가격을 인상한 뒤 판매량이 10% 이상 하락하고 4% 초중반이었던 시장점유율이 3% 중반대로 하락했다는 점을 짚었다. 

 

윤 연구원은 "재무 여력이 낮고 이익 체력이 약한 닛산, 스텔란티스, 포드, 혼다 등 기업들부터 내년 상반기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면서 "관세율 15%에서 현대차그룹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상승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9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미국 시장 점유율은 11.5%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현대차는 지난달 더욱 약진했다. 특히 현대차 팰리세이드의 미국 판매가 본격화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투싼 풀체인지모델(FMC)과 GV90이 출시될 예정이다. 기아는 오는 12월 준대형 SUV 텔루라이드 풀체인지모델을 선보이고 내년 1분기 하이브리드 모델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차 효과까지 더해질 수 있는 셈이다.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현대차와 기아의 목표주가를 각각 27%, 24%씩 상향하면서 "신차 모멘텀을 바탕으로 내년 미국 점유율 및 평균 판매가격(ASP) 상승, 믹스(Mix. 제품 구성비율) 개선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3분기 영업이익은 2조5373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9.2% 크게 감소했다. 미국 관세율 25% 영향이 본격 반영된 결과다. 그런 만큼 관세가 15%로 낮아지면 이익은 늘어날 수 있다. 각 증권사들은 관세율 10%포인트 하향으로 인해 현대차와 기아가 내년 연간 4조 원 안팎의 이익을 더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으로 수출되는 완성차에 직접 부과되는 관세 비용뿐만 아니라, 미국 공장 내 생산을 위한 부품 수입에 대한 관세 비용(완성차 부담 가정)과 현지 생산에 대한 면세 혜택까지 감안하면 총 관세 비용은 현대차 2조5000억 원, 기아 1조7000억 원, 합산 기준으로 4조2000억 원이 감소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엔비디아와의 협력 강화 기대감도 부풀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치킨집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이른바 '치맥 회동'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황 CEO는 지난 28일(미국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개발자 행사에서 "한국 국민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두 정말로 기뻐할 만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현대차로서는 기술력을 높이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기아는 자율주행과 로봇 기술이 테슬라나 중국 업체 대비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으며 인공지능(AI) 내러티브가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면서 엔비디아의 협력이 이뤄진다면 수혜를 받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