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동해안지역에 '원전 유치' 바람 거세게 분다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 2026-03-12 16:37:27
경주, 'i-SMR' 유치 위해 범시민 추진단 구성·시민설명회 개최
경주, 영덕 등 경북동해안지역에 원전 유치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다. 경주는 '혁신형 소형모듈원전(i-SMR)' 1호기, 영덕은 '신규 원전'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영덕지역 각계 대표로 구성된 범영덕원전유치위원회는 14일 영덕군민회관에서 '영덕 신규 원전 유치 범군민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이날 행사에는 영덕 전역에서 1000명 이상의 군민이 참석할 예정이다. 원전유치위는 군민 결의 퍼포먼스와 유치 촉구 결의문 낭독을 통해 군민 뜻을 보여줄 계획이다.
앞서 영덕군은 지방 소멸 대응과 침체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추진중인 '신규 원전' 유치에 적극 나서면서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관내 9개 읍·면을 순회하는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
주민설명회는 지난 6일 영덕군청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시행한 에너지 정책 역량 강화 교육의 연장 선상에서 공직자들이 습득한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주민들과 현장에서 밀접하게 소통함으로써 원전 유치에 대한 주민 수용성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영덕군은 주민설명회에서 신규 원전 건설 및 운영에 따른 2조 원 이상의 법정 지원금을 비롯해 일자리 창출과 지역기업 우선 계약 등 원전 유치가 가져올 지역 경제의 선순환 생태계와 지역 발전의 비전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한편 영덕군이 지난달 9∼10일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와 리서치웰에 의뢰해 군민 1400명을 대상으로 여론을 조사한 결과 86.18%가 찬성한다는 응답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군의회가 지난달 24일 '신규 원전 건설 유치신청 동의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고 김광열 군수는 이날 원전 유치 추진을 공식화한 바 있다.
이광성 영덕 원전유치위원장은 "인구 감소와 지역경제 침체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가기간사업 유치가 필요하다"며 "신규 원전 유치는 지방재정 확충 등 지역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할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시도 미래 에너지 시장의 판도를 바꿀 핵심 기술로 꼽히는 i-SMR 1호기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경주시는 지난 4일 시청 알천홀에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i-SMR 부지선정 사업 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는 정부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가시화된 i-SMR 1호기 부지선정 과정에서 경주시가 우위를 점하기 위한 내부 전략 회의 성격을 띠었다.
참석한 공무원들은 i-SMR의 기술적 특성과 안전성, 그리고 유치 시 지역에 미칠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한 교육을 이수했다.
경주시는 지역 주민들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소통 행보에도 박차를 가한다. 13일 서라벌문화회관에서 'SMR 1호기 경주 유치 시민설명회'를 준비했다.
주민과 환경단체, 전문가 등 4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인 이번 설명회에서는 i-SMR 유치의 필요성과 기대효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들의 우려 섞인 목소리까지 폭넓게 수렴할 계획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i-SMR은 기후 위기 시대에 대응하는 미래 에너지 산업의 핵심 분야"라며 "경주가 가진 독보적인 원전산업 기반을 활용해 반드시 1호기 유치를 성사시키고 지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차세대 소형모듈원전'을 유치하기 위한 범시민 추진단이 구성됐다.
경주시 원전범시민대책위원회(원전범대위)는 지난달 13일 시청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i-SMR 1호기 경주유치추진단' 출범을 의결했다.
추진단은 시의원, 동경주 주민단체, 교수, 시민단체 관계자 등 범대위 전체 위원 37명으로 구성됐다.
앞으로 범시민 유치 서명운동, 유치 결의대회 개최, 대정부 및 국회 건의 활동, 언론 홍보 등을 추진한다.
그러나 이에 반대하는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포항환경운동연합과 포항시농민회 등은 지난 11일 포항시청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정부의 핵발전 중심 에너지 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안전한 에너지 전환'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후쿠시마 15년, 재난은 끝나지 않았다'는 현수막을 내걸고 일본 정부의 방사성 오염수 해양 방류와 정부의 원전 중심 정책을 동시에 정조준했다.
특히 경주의 소형모듈원전(SMR) 단지 조성과 영덕의 신규 원전 후보지 논의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들 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SMR은 상업적 운영 경험이 없는 미검증 기술임에도 '차세대 안전 원전'으로 미화되고 있다"며 "이미 월성원전을 안고 있는 지역에 또다시 핵시설을 집중시키는 것은 특정 지역에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이들 단체들은 과거 주민 갈등으로 중단됐던 영덕 원전 논의를 재점화하는 것 역시 무책임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반대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KPI뉴스 / 장영태 기자 3678jyt@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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