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막기' 미분양 매입 방안, 실효성 의문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2025-02-20 17:03:29

지방 준공 후 미분양 17% 정도만 가능
가용 예산 한 채당 1억, 시세와 격차 커

정부가 미분양 사태를 해소하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내세웠지만 별도 지원 없이 기존 사업 예산을 활용토록 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LH 관계자는 20일 "악성 미분양 전담팀을 빠른 시일 안에 구성해 상반기 내 매입 기준 등에 대한 공고를 낼 계획"이라며 "임대 수요가 있는 5대 광역시 중심의 미분양 매입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 도봉산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이상훈 선임기자]

 

국토교통부는 전날 비수도권 미분양 3000가구 정도를 LH가 매입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LH는 매입한 물량을 시세보다 저렴한 보증금으로 임대를 놓을 계획인데, LH의 기축 매입임대 예산 3000억 원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실효성 면에서 우선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12월 기준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7만 가구 규모에 이른다. 이 중 준공 후 미분양은 2만1480가구다. 지방에 80%(1만7229가구)가 쏠려 있다.

 

LH가 3000가구를 사들인다고 해도 해결할 수 있는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가구는 17% 수준 정도가 되는 셈이다.

 

미분양이 쌓인 지역은 이미 매입 수요 부족은 확인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투자 수요가 많지 않은 탓도 있으나 실거주 희망자가 적기 때문일 수 있다. LH가 사들인 후 임대를 놓더라도 충분한 수요가 뒷받침될 지는 불확실하다.


한국부동산원의 지방 아파트 전월세 거래 현황을 보면 대구는 지난해 11월 2400건에서 12월 1904건으로 감소했다. 부산도 같은 기간 2217건에서 1974건으로 줄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분양 아파트를 공공이 매입해 임대한다고 해도 입지와 가격 등에 따라 수요는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LH가 3000가구 매입을 위해 3000억 원을 활용한다고 보면 산술적으로만 1가구 매입에 1억 원 정도를 쓸 수 있다. LH는 역경매 방식으로 분양가 70% 이하에도 판매할 의사가 있는 건설사의 물량을 주로 매입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분양가 시세를 감안하면 목표 수량만큼 매입이 가능할 지도 미지수다.

 

이날 기준 네이버 부동산에 따르면 미분양 아파트인 대구시 중구 동인동3가 동인태왕아너스라플란드 분양가는 전용 41㎡ 1억6138만 원, 82㎡는 3억4159만 원에 올라와 있다. 부산시 북구 덕천동 한화포레나부산덕천3차 전용 78.52㎡~78.77㎡는 4억7790만~5억3870만 원에 형성돼 있다.

 

일각에서는 양도세와 취득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미분양 사태를 해결하기는 역부족이란 분석이 나온다. 

 

윤수민 NH농협 부동산전문위원은 "미분양을 해결하기가 쉽지 않아 정부가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 같다"며 "결국 양도세나 취득세 절감 혜택 카드를 써야 하는데, 그건 시장이 과열될 수 있는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아직 그 카드를 꺼낼만큼 최악의 상황은 아니라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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