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임대인 추가 보증보험 해줬다가 20억 대신 갚은 HUG…직원 경징계, 왜

박동욱 기자

pku24@kpinews.kr | 2025-03-06 17:00:44

주택 16곳 38억 보증사고 임대인 말만 믿고 9채 19.8억 추가 발행
'경고' 경징계 이유 "임대인 지속 협의로 구상채무 3400만원 감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사장 유병태)가 '집중관리다주택 채무자'(악성 임대인)에 20여억 원 보증보험을 추가로 발급해줬다가 이를 대신 갚은 보증사고와 관련해 뒤늦게 해당 직원 3명에게 솜방망이 징계를 내리면서 '제 식구 감싸기의 구태'를 보여줬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HUG는 악성 임대인의 말만 믿고 전세 보증보험을 발급해준 사실 자체를 지난해 국정감사때 야당 의원이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서야 인지해 자체 감사 제도의 허점을 드러냈다.

 

▲ 주택도시보증공사 홈페이지 캡처

 

6일 HUG에 따르면 공사 감사실은 지난해 말 다주택채무자에 대한 보증사고 감사를 실시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업무를 위반한 관계자 3명에 대한 징계를 요청했고, 공사 측은 최근 인사위원회를 열어 이들에 대해 '경고' 처분을 내렸다.

해당 사안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윤종군(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문제 제기로 불거졌다. 윤종군 의원실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HUG는 2021년 12월에서 이듬해 2월 사이에 악성임대인 A 씨 소유 9채에 총 19억8700만원의 보증보험을 추가로 발급해 줬다.

추가 발급 이전인 2021년 10월, A씨는 이미 HUG의 '집중관리다주택 채무자'로 지정돼 전세보증보험 발급금지 대상이었다.

 

A 씨는 당시 주택 16곳에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았고, 사고금액만 38억 원에 달했다. 이 같은 악성 임대인에게 HUG 직원은 "기존 집의 채무를 상환하겠다"는 말만 믿고 A씨의 또 다른 집 9채에 대한 보증보험을 발행해 줬다.

 

이후 9명의 세입자는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처지에 몰렸고, 결국은 HUG가 보증금 전액을 대신 갚아줬다. 규정대로 보증 발급이 금지됐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었다.

 

HUG 측은 해당 직원들에 대한 경징계 처분 이유에 대해 △종국적으로 임대인의 구상채무가 3400만원 감소했고 △임대인과 지속 협의하는 노력을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HUG 관계자는 추가 보증보험 발급 이전에 발생한 A씨의 '보증보험 사고금액 38억 원' 채무 상환 여부에 대해서는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어 공개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한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6일 "HUG가 반환보증보험제도를 무분별하게 남발해 전세사기 피해를 국민에게 전가시키고 있다"며 책임자 문책을 촉구했다.

경실련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HUG 보증금 반환보증제도 및 대위변제 사건 경매집행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HUG는 반환보증제도를 통해 세입자들의 보증금을 대위변제해주는 한편 주택을 경매 신청하거나 직접 사들이고 있다. 하지만 반환보증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전세가를 끌어올리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KPI뉴스 / 박동욱 기자 pku24@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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