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이전 '막차'는 최고가, 이제는 잠잠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2025-07-09 16:52:40

일부 신고가 거래는 규제 이전 계약 물량
"매수자는 기다리고, 매도자는 매물 거둬"

정부의 6·27 부동산 대출 규제 이후 서울 부동산 시장은 잠잠해졌다. 대부분 지역에서 매수 문의가 끊기다시피 했고 거래도 줄고 있다. 규제 이후에도 일부 신고가 거래가 나타났으나 규제 이전에 계약이 이뤄졌던 것으로 파악된다. 일종의 '막차' 물량이었던 것이다. 

 

9일 부동산플랫폼 아파트미에 따르면 이달 들어 서울에선 57건의 신고가 거래가 이뤄졌다. 양천구가 13건으로 가장 많았고 강남구(9건), 영등포구(4건), 강서구(4건) 등이 뒤를 이었다.

 

송파구와 성동구, 용산구, 마포구는 각각 3건씩 이뤄졌고, 동작구와 관악구, 서대문구에서도 2건의 신고가 거래가 성사됐다.

 

▲ 남산에서 내려다본 서울 아파트숲. [이상훈 선임기자]

 

지난 5일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자이개포 전용 103㎡는 매매가 40억 원에 팔리며 최고가를 경신했다. 최근 대치동 래미안도곡카운티 전용 106㎡도 최고 매매가 39억 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 3일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7단지 전용 66㎡는 25억4600만 원에 거래돼 한달새 2억 원이나 뛰었고, 압구정 한양8차 전용 200㎡도 지난 3일 매매가 79억5000만 원에 거래가 이뤄져 최고가를 다시 썼다. 

 

하지만 모두 6·27 규제 이전 계약된 것으로 보인다. 압구정로데오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신고가 거래 물건은 이미 3~4개월 전부터 계약이 진행되던 것"이라며 "토지거래허가 조건에 따라 진행됐다"고 전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아파트 매매를 할 경우 관할 구청에서 토지거래허가를 받아야 한다. 신청 후 허가까지 보통 15일 정도 걸리며, 매매 계약서는 이 허가가 난 뒤에 작성해야 한다. 

 

매매 계약서를 먼저 쓰고 계약금을 송금한 뒤 허가를 신청할 경우 '실거주 요건 부족'으로 불허될 수도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통상 허가가 나는 시점에 본계약서를 작성하는 게 일반적이다. 규제 적용 이후 보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의 거래는 규제 이전에 계약된 것으로 파악된다. 


목동역 인근 공인중개사는 "이미 올라와 있는 매매가격이 떨어지지는 않고 유지되는 상태"라며 "최근 거래는 규제 전에 계약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 이후 매수 문의가 거의 사라졌다고 공인중개사들은 입을 모았다. 한 공인중개사는 "매수 희망자는 가격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매도자는 일단 매물을 거둬들이는 분위기가 있다"고도 전했다. 

 

부동산 빅데이터플랫폼 아실 집계를 보면, 이달 들어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는 87건 이뤄졌다. 지난달 8319건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급감한 것이다. 

 

그럼에도 팔려는 물량은 늘어났다. 서울 아파트 매매 희망 물건은 지난달 27일 7만6448건에서 전날 7만6518건으로 소폭 증가했다. 처분을 원하는 매도자는 늘었지만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압구정동 한 공인중개사는 "초고가 아파트를 매입하려는 부자들도 대부분 대출을 끼지 않고서는 어렵다"며 "전액 현금으로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서 대출 규제 이후 다들 상황을 지켜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욱이 정부가 대출규제 기한을 정하지 않고 추가 규제를 예고한 만큼 이런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영등포구 당산동 한 공인중개사는 "집주인들도 바로 팔고 싶은 생각이 없는 것 같다"면서 "지금으로서는 거래 성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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