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풍전등화'…대형사도 속속 몸집 줄이기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2025-03-05 16:50:07

중견 건설사 5곳 법정관리 신청
부채 비율 200% 이상 '수두룩'
대형사도 위기…자산매각 등 추진

건설업계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중견 건설사들이 늘어나고 폐업도 줄을 잇고 있다. 또 일부 대형 건설사는 자금 마련을 위해 자산 매각을 추진중이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 들어 5일까지 폐업을 신고한 종합건설사는 모두 109곳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88건)보다 21곳 늘었다. 

 

▲ 남산에서 내려다본 서울 아파트숲. [이상훈 선임기자]

 

기한 내 어음을 갚지 못해 부도가 난 업체도 벌써 3곳이나 된다.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중견 건설사들도 증가하고 있다. 올해 초 시공능력평가 58위의 신동아건설에 이어 대저건설(103위), 삼부토건(71위), 안강건설(138위), 대우조선해양건설(83위)이 잇따라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의 부채비율은 2023년 말 기준 838.8%에 이르고 삼부토건도 838.5%에 달했다.

 

그 외에도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금호건설의 부채비율이 640.5%, 코오롱글로벌 559.6%, HL D&I한라 269.3%, 동부건설 249.9% 등이다. 
 

통상 부채비율이 200% 이상이면 재무 관리가 필요한 수준, 300% 이상이면 위험 수준, 400% 이상은 잠재적 부실 징후로 평가한다.

 

건설사들의 경영 악화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미분양 급증 책임준공 채무 인수 건설 원가 상승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건설업 PF 우발채무는 지난해 9월 기준 32조5000억 원의 높은 수준을 보였다.

 

공사 비용 증가도 직격탄이다. 대형 건설사들의 매출원가율은 90%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원가 비율이 높을수록 수익은 줄어든다.

미분양은 지난 1월 말 기준 7만2624가구로 전월보다 3.5% 늘어났고 '악성'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2013년 10월(2만3306가구) 이후 11년3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대형사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10대 건설사의 평균 부채비율은 157%로 전년보다 3%포인트 높아졌다. GS건설(238%), 롯데건설(217%), SK에코플랜트(251%) 등은 200%를 넘겼다.
 

일부 대형 건설사는 자산 매각이나 사옥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롯데건설은 서울 잠원동 본사 부지와 수도권 창고 자산, 임대주택 리츠 지분 등을 매각해 1조 원가량을 확보했다. 부채비율을 150% 수준까지 낮추려는 전략이다.

 

SK에코플랜트는 자회사 매각을 검토 중이다. 처리·폐기물 자회사인 리뉴어스 지분 75%와 폐기물 매립·소각을 담당하는 리뉴원 지분 100%를 매각해 2조 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하려 한다. 
 

GS건설은 영업이익의 15%를 차지하는 수처리 전문 자회사 GS이니마를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2011년과 2018년에 걸쳐 GS이니마 지분 100%를 확보해 신사업을 추진해왔다. 

 

DL이앤씨와 SK에코플랜트, 한화 건설부문, HDC현대산업개발은 본사 이전 계획도 갖고 있다. 

 

DL그룹이 최근 '디타워 돈의문' 매각으로 1300억 원 유동성을 확보한 가운데 DL이앤씨는 강서구 마곡지구의 새 오피스 '원그로브'로 사옥 이전을 결정했다. DL건설 사옥도 여의도에서 마곡지구로 옮길 계획이다.

 

SK에코플랜트는 2027년 서울 종로 본사에서 영등포구 양평동 오피스로 이전한다. 
 

한화 건설부문은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 사업이 2029년 준공되면 일부 계열사를 입주시킬 계획이다. HDC현산은 2028년 완공 예정인 노원구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지에 사옥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앞으로도 건설사들의 어려움은 지속될 전망이다. 신규 수주가 크게 줄어들고 있으며 정부가 부실 PF 정리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위기로까지 치닫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권대중 서강대 일반대학원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출 시장이나 내수 시장도 침체되고 미분양이나 PF가 늘어나 '4월 위기설'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라면서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건설사가 늘어날 가능성은 있지만 시장 위기 상황까지 가진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위기설은 어디까지나 개별 기업의 사례"라며 "건설업은 경기를 잘 타서 등락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이런 시기에 살아남은 기업들이 시장을 재편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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