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킹 이재용'에 시민단체 문제제기…사법리스크는 진행형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2025-03-10 17:20:10

참여연대·민변, 삼성물산에 공개 질의
배당 결정 과정, 이사회 독립성 의문 제기
'매출 60조' 목표, 지난해 42조 그쳐...시너지?
국민연금, 엘리엇 등 재판 계속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물산에서 받는 막대한 배당금 결정 과정에서 이사회에 개입해 독립성을 훼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과거 제일모직과 합병의 부당성을 문제삼는 연장선이다. 지난달 부당합병 재판에서 이 회장이 무죄를 받았지만 검찰이 상고했을뿐 아니라 다른 관련 재판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사법리스크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3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삼성물산 부당 합병 의혹'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후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참여연대는 지난 6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함께 삼성물산에 배당과 국민연금 손해배상 청구 소송, 엘리엇·메이슨 ISDS(투자자·국가 간 분쟁해결절차) 등에 대해 질의한 것으로 10일 파악됐다.


이들 단체는 "질의를 통해 삼성물산 합병이 총수 일가의 삼성그룹에 대한 지배력 확대를 위해 부당하게 이뤄졌다는 점, 그로 인한 국가적 손해를 이 회장과 삼성 측이 책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지난 1월 보통주 주당 2600원으로 모두 4255억 원 규모의 배당을 시행한다고 공시했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최대주주로서 3388만220주(18.9%)를 보유한 이 회장은 삼성물산으로부터 약 880억원을 배당받게 된다"면서 "삼성물산 이사회는 이 회장으로부터 독립해 독자적으로 배당금 결정을 한 것이냐"고 물었다. 

 

또 "삼성그룹 준법감시위원회는 삼성물산 이사회 및 다른 삼성그룹 소속 회사의 각 이사회에 대해 배당금을 결정함에 있어 총수 일가로부터 독립적으로 결정하도록 권고했느냐"고 따졌다. 2020년 출범한 준법감시위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생명, 삼성화재 7개 주요 계열사를 대상으로 활동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주당 배당금은 제일모직과 합병한 2015년 결산 500원에 불과했으나 2017년에 2000원으로 껑충 치솟은 뒤 매년 오름세를 보여 왔다. 

 

이 회장은 지난해 그룹 계열사들로부터 모두 3465억 원을 받아 국내 압도적 배당액 1위였다. 2위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1892억 원에 그쳤다. 

 

2016년만 해도 이 부회장의 배당액은 삼성전자 168억 원, 삼성물산 157억 원 등 373억 원 규모였다. 고(故) 이건희 회장 사후인 2021년 결산 배당은 2577억 원으로 뛰었고 이후에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여온 것이다. 

 

이 회장은 4대 그룹 총수 중에서 유일하게 법적 책임 없는 미등기 상태이기도 하다. 오는 19일 열리는 삼성전자 주주총회에도 이 회장의 등기 임원 복귀 안건은 없다.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장은 지난달 기자들과 만나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를 통한 책임 경영을 조언하는 이유 중 하나는 지금 나오는 삼성에 대한 많은 의견을 전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물산 합병은 이 회장이 갖고 있던 제일모직 지분 가치를 높여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핵심적 역할을 했다. 하지만 회사 측이 내세웠던 합병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2015년 당시 제일모직이 공시를 통해 '2020년 매출 60조 원, 세전 이익 4조 원' 목표를 제시했으나 지난해 삼성물산의 매출액은 42조1032억 원, 영업이익은 2조9833억 원이었음을 짚었다. 그러면서 "4년이 지난 지금까지 목표 매출액 60조 원이 달성되지 않은 이유"와 "실제로 발생했던 시너지 효과"를 물었다. 

 

삼성물산 합병은 다양한 '청구서'를 야기했고 재판은 계속되고 있다. 옛 삼성물산 주주였던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9월 삼성물산과 이 회장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엘리엇이 과거 삼성물산과의 '비밀약정' 관련 267억 원의 지연손해금 지급을 요구하는 약정금 소송 항소심 절차는 이번 주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 당시 엘리엇이 주식매수청구 가격조정 소송을 제기했으나 '다른 주주와의 소송에서 청구가격이 바뀌면 그에 맞춰 차액분을 지급하겠다'는 조건으로 취하했다. 삼성물산은 2022년 724억 원을 지급했으나 엘리엇은 지연된 손해액을 받아야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9월 1심 재판부는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줬다.

 

엘리엇과 또 다른 미국계 헤지펀드 메이슨이 ISDS를 통해 한국 정부로부터 받을 배상금은 각각 687억 원, 376억 원 규모에 이른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정부가 삼성물산에 대해 구상권을 행사할 가능성"을 재무적 위험으로 인식하고 있는 지, 지출이 발생할 경우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것인지를 질의했다. 

 

이들 단체는 "지배주주와 총수 일가의 이익을 위해 의사결정을 내리는 후진적인 기업 지배구조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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