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독점판매권' 경쟁 치열…신청 2.4배 급증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 2025-07-14 17:16:47

생·손보 합산 29건 신청…승인비율도 96.2%로 상승세
금융위, 독점권 부여기간 확대 예정…"신상품 개발 활발해질 것"

최근 보험업계에서 배타적사용권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배타적사용권을 얻으면 일정 기간 독점 판매가 가능하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국내 보험사들의 배타적사용권 신청 건수는 29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12건) 대비 2.4배 증가한 수치다.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 전체 신청 건수(36건)의 80% 수준에 이미 도달했다. 이대로면 올해 역대 최고 기록을 재경신할 전망이다. 

 

보험사들이 신청한 배타적사용권이 승인되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신청이 접수된 29건 중 25건이 신상품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심의를 앞둔 2건을 제외하고 계산한 승인비율은 96.2%다. 2023년 80.8%, 2024년 91.7% 대비 높아지는 추세다. 

 

배타적사용권은 보험업계의 '특허권'으로 불린다. 기존 상품과 구별되는 독창적인 신상품에 대해 생명·손해보험협회의 심의를 거쳐 3~18개월간 독점 판매 권한을 부여하는 제도다. 신상품 개발 촉진과 상품 복제를 통한 무임승차를 방지하려는 취지로 도입됐다. 

 

▲ 연도별 생명보험·손해보험업계 배타적사용권 신청건수. [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 공시] 

 

업권별로는 손해보험업계가 더 적극적이다. 올해 신청 29건 중 손보사가 25건(86.2%)을 차지했으며, 생보사는 4건(13.8%)에 그쳤다. 운전자보험, 펫보험, 여행자보험 등 생보사보다 다양한 영역에서 신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구조적 특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회사별로는 DB손해보험의 약진이 단연 돋보인다. 올해 들어서만 9건의 배타적사용권을 부여받아 '특허 전문 보험사'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이어 KB손해보험이 올해 4건을 획득해 뒤를 이었고, 다음으로 삼성화재와 한화손보가 각각 2건의 배타적사용권을 확보했다.

 

최근 배타적사용권은 주로 '펫보험'에서 활발하다. DB손해보험이 올해만 반려동물 위탁비용 보장부터 개물림사고 벌금형 실손보장, 행동교정 훈련비용 등으로 배타적사용권을 따냈다. NH농협손해보험도 재해 시 반려동물 임시위탁비용을 보장하는 상품으로 6개월 독점권을 확보했고, KB손해보험은 반려동물 사망 후 장례비용을 보장하는 상품을 내놓았다.

 

인구 고령화를 겨냥한 전략도 엿보인다. KB손해보험은 치매 CDR척도검사 비용을 지원하는 담보를 업계 최초로 개발해 배타적사용권을 인정받았다. 생활밀착형 보장도 주목을 받는다. 삼성화재의 수도권지하철지연보험은 지하철 운행이 30분 이상 지연될 때 대체 교통비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하나손해보험은 교직원이 아동학대 혐의로 형사소송에 연루될 경우 변호사 선임비용을 지원하는 상품으로 6개월 독점권을 부여받았다. 

 

▲ 올해 보험사별 배타적사용권 획득 건수. [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 공시] 

 

보험사들이 배타적사용권에 열을 올리는 것은 일종의 차별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성장성이 높은 새로운 시장을 찾아 선점하려는 것"이라며 "대내외적으로 업계 최초라는 이미지까지 홍보할 수 있어 영업 현장에 긍정적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과거에는 보험설계사의 영업력과 인맥이 실적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발휘했으나 요즘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은 포화되고 경쟁은 치열해지면서 뭔가 차별화된 경쟁력이 요구되고 있다"며 "그 중 하나가 배타적사용권"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보험사의 경영성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도 있다. 남혜정 동국대 회계학과 교수는 한국보험학회지에 게재한 논문에서 "배타적사용권을 보유한 보험회사일수록 보험영업에 더 적극적이며 재무건전성도 양호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 배타적사용권 인정 기간이 확대되면 각 사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보험개혁회의를 통해 올 하반기 중 배타적사용권 인정기간을 기존 최대 12개월에서 6~18개월로 확대하는 방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독점 판매 기간이 늘면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기간도 그만큼 길어져 신상품 개발 유인이 강화될 수 있다"며 "고령화와 1인가구 증가 등 사회 트렌드를 반영한 보장성보험, 생활밀착형 상품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유충현 기자 babybug@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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