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스타벅스의 '조삼모사' 고객 혜택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 2024-10-29 16:50:15

올 하반기 두 차례 가격 인상
월 9900원 '버디패스' 가입해야 30% 할인
미국처럼 위기 닥치기 전에 돌아봐야

한국스타벅스가 또 가격을 올렸다. 이번엔 커피가 아닌 음료 11종의 톨 사이즈 가격을 200원씩 다음달부터 인상한다. 

 

올 하반기에 두 번이나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것이다. 지난 8월엔 그란데·벤티 사이즈 음료 가격을 올렸고 이번엔 톨 사이즈 음료 가격을 올렸다. 한 번에 하는 부담을 두 번으로 나눠 한 것으로 여겨진다. 

 

▲ 스타벅스 환구단점 외부 전경.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제공]

 

스타벅스는 올들어 '조삼모사'식 운영을 보여주고 있다. 이달 1일부터 스타벅스 국내 개점 25주년 기념 '버디 패스'(Buddy Pass)를 시범 운영했다. 30일간 구독료 9900원을 내면 매일 오후 2시 이후 제조 음료 한 잔을 30% 할인해준다.

지난 8월 음료 가격 인상 전 카페 아메리카노 그란데 사이즈 가격은 5000원에서 5300원, 벤티 사이즈는 5500원에서 6100원 올렸다. 버디패스 가입 고객이 오후 2시 이후 카페 아메리카노 벤티 사이즈를 주문할 경우 6100원에서 30% 할인된 4270원에 살 수 있다. 가격 인상 전과 비교하면 1300원 저렴하다. 

 

하지만 버디패스 구독료 9900원을 감안하면 최소 8번 이상 구매해야 이득이 되는 셈이다. 가격 인상을 하면서 자주 찾는 소비자들은 버디패스를 가입할 수밖에 없게 선택을 강제한 것이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사이즈별 금액 차이도 500원에서 800원으로 확대하고 에스프레소 샷이나 시럽 등 엑스트라 옵션도 600원에서 800원으로 올렸다. 가격을 올리고 나서 생색내듯 30%를 할인해주는 것이다. 

이례적으로 스타벅스 직원들이 직원 감축과 함께 고객 혜택 축소에 반발해 집단행동에 나섰다. 28일, 29일 이틀간 스타벅스 본사가 있는 서울 중구 퇴계로 일대 등에서 경영진을 규탄하는 트럭 시위를 했다. 손정현 대표 취임 이후 처음이다. 

 

직장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무리한 매장 직원 감축 때문에 업무 과중이 심하다는 스타벅스 직원들의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스타벅스 운영사 SCK컴퍼니의 영업이익률이 10%를 넘나들다 지난해 4.8%로 반토막난 영향으로 보인다. 


해외에서도 스타벅스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무엇보다 본고장인 미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3개 분기 연속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새로 선임된 니콜 CEO는 "우리는 본래 스타벅스로 돌아간다"(We're getting back to Starbucks)는 공개서한을 지난달 고객과 직원 등에게 보내기도 했다.

물론 한국 스타벅스는 아직 국내 커피 브랜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하지만 저가 커피 브랜드가 성장하는 가운데 고객 혜택을 축소하는 운영을 지속한다면 미국 상황이 한국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유태영 산업부 기자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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