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에 더 커지는 중고시장…백화점도 뛰어들어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 2025-07-18 16:58:08

"휴대폰도 중고로, AS도 문제 없어 만족"
'당근'의 진화, 구인구직에 포장주문까지
2030년 중고거래 시장 82조 전망
롯데·현대백화점도 브랜드 제품 '리커머스' 본격화

# 40대 A 씨는 최근 휴대전화와 태블릿PC 등 전자기기를 중고거래 앱에서 구매했다. 새 제품과 유사한 상태인데 10~20%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었다. A씨는 "요새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은데 새 상품과 크게 다르지 않은 중고를 싸게 사서 만족스럽다"며 "다양한 기기를 써보고 보증기간도 이어받을 수 있어 AS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 30대 B 씨는 '당근마켓' 앱에서 자녀 등하원 도우미 구인글을 올리고 최근 면접을 봤다. 그는 "동네 지리를 잘 알고 몇 다리 건너서라도 아는 사람에게 아이를 맡기는 게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며 "중고 물품 거래뿐 아니라 산후도우미나 가사도우미를 '당근'에서 찾는 경우도 많이 보인다"고 전했다.
 

▲ 당근 앱 캡처. [유태영 기자]

 

중고나라,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중고 거래 플랫폼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불경기에 소비자들이 지출을 줄이면서 중고 거래 시장은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08년 4조 원이었던 국내 중고 거래 시장은 2021년 24조 원, 올해는 40조 원대로 성장했다. 오는 2030년이면 82조 원 규모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2015년 서비스를 시작한 '당근마켓'으로 누적 가입자 수 4300만 명을 넘어섰다. 실적 면에서도 2023년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엔 매출 1891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 보다 280억 원가량 급증한 376억 원을 기록했다.


중고 거래뿐 아니라 구인 구직, 부동산 중개 서비스 등도 제공하고 있다. 일종의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월부터는 서울 강남과 송파 일부 지역에서 포장주문 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이다. 배달앱과 달리 중개 수수료가 없어 주목받고 있다. 또 '당근페이'는 지난 4월부터 CU·GS25 편의점 택배를 예약할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다.

대형 백화점도 '리커머스' 진출

오프라인 기반의 유통업체들도 '리커머스'(중고 재판매)에 뛰어들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그린 리워드 서비스'를 151개 패션 브랜드 제조품(2019년 이후)을 대상으로 시행한다. 

롯데백화점 앱에 서비스를 신청하면 택배사가 제품을 수거한 뒤 정밀 검수를 거친 후 최대 28만 원의 엘포인트를 지급한다. 수거 제품은 세탁·정비한 후 리세일 전문기업 '마들렌메모리'를 통해 중고 시장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도 지난 5월부터 마들렌메모리와 손잡고 시범 운영한 '바이백 서비스'를 이달부터 공식 론칭했다. 백화점과 더현대닷컴에 입점한 130여 개 패션 브랜드 제품을 매입하고 H포인트를 지급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 아마존의 시초가 대학생들의 교재 중고거래에서 시작됐다"며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들이 성장세에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황 교수는 "다만 무리한 다각화는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본의 경우 북오프, 세컨드 스트릿 등에서 활발하게 중고거래가 이뤄진다"며 "앞으로 합리적인 가격의 중고 거래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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