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억 현금' 청약에도 630대1…지방은 여전히 찬바람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2025-09-03 17:18:51
지방 청약 시장에선 미달 사례 잇따라
아파트 청약시장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 6·27 대출 규제 이후에도 '현금 부자'들은 여전히 활발한 수요를 보이는 반면 지방에선 여전히 미달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신천동에 들어서는 '잠실르엘' 특별공급과 1순위 청약에 모두 10만6102명이 몰렸다. 이 두 전형의 평균 경쟁률은 631.6대 1로 집계됐다.
최고 경쟁률은 전용 59㎡B에서 나왔다. 43가구 모집에 3만2755명이 경합을 펼쳐 761.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나머지 면적에서도 모두 두 자릿수의 높은 경쟁률이 나타났다.
이 단지는 10억 원 이상 시세차익이 기대되며 청약 전부터 관심을 받았다. 분양가는 △45㎡ 12억1450만 원 △51㎡ 13억6310만 원 △59㎡B 16억2790만 원 △74㎡B 18억7430만 원 △74㎡C 18억6480만 원이었다.
지난해 분양한 잠실래미안아이파크가 주변 시세를 이끌고 있는데, 지난달 전용 74㎡ 입주권이 31억 원에 팔린 바 있다. 네이버 부동산 코너를 보면 전용 59㎡의 분양권은 29억~31억 원에 나와 있다. 잠실르엘보다 13억 원이나 높은 수준이다.
대출 규제를 감안하면 잠실르엘은 최소 6억 원에서 12억 원 정도의 현금이 있어야 청약이 가능했다.
분양 분석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의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지난 6월 99.0대 1에서 7월 88.2대 1로 하락했다. 대출 규제 이후 주춤하긴 했지만 분양 받으려는 이들은 여전히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권일 부동산인포리서치 팀장은 "자금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현금이 많은 사람들 위주로 판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면서 "그들이 선호하는 곳들을 중심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고 지역 간의 격차도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방의 상황은 여전히 어렵다. 지난 7월 충남 아산시에서 분양한 '아산 신창1차 광신프로그레스' 450가구 모집에는 지원자는 달랑 3명이었다. 특별공급 지원자는 한 명도 없었다. 당초 2023년 12월 진행한 최초 청약에서 특별공급과 1순위에 2명, 3명이 접수해 입주자 모집공고를 취소하고 다시 청약을 진행했지만 결과는 비슷했다.
지난 7월 분양한 '춘천 동문 디 이스트 어반포레' 일반공급 1순위 청약에서도 530가구 모집에 242명이 지원하는데 그쳤다. 전용 59㎡는 4대 1을 기록했지만 국민평형인 전용 84㎡의 4개 전형은 저조했고 전체 평균 경쟁률은 0.46대 1이었다.
전남 광주 '무등산 경남아너스빌 디원'(0.05대 1)과 경기 김포 '해링턴플레이스 풍무'(0.2대 1) 등도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지방의 '악성 미분양' 우려도 다시 커지고 있다. 지난달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2만7057가구로 집계됐다. 이 중 83.5%(2만2589가구)가 비수도권에 있다.
양극화 현상을 더 키울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대출 규제 때문에 소득이 많아도 보유한 현금이 없으면 뛰어들 수 없다"면서 "고소득자들한테는 소득에 따라 대출 한도를 조금 높여줘야 한다. 건축비 투명성을 검증해 건설사들이 과다하게 수익을 책정하는 부분도 제도적으로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KPI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