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제주항공...'통합 LCC 시대' 도래하나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2024-12-31 16:52:12

무안참사로 LCC업계 1위 제주항공 '타격'
참사 다음날 같은 기종 또 회항해
'통합LCC' 탄생 임박...LCC업계 격변 예고

국내 LCC(저비용 항공사)업계 정상을 달리던 제주항공이 무안참사 최대 위기를 맞았다. 가뜩이나 통합LCC가 곧 출범할 예정이라 1위 자리가 위태로워진 상황에서 이번 참사는 회복하기 어려운 데미지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29일 무안국제공항 사고 현장에 여객기 꼬리 부분만 나뒹굴고 있다. [강성명 기자]

 

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전날 오전 6시 37분 김포공항에서 출발한 제주행 제주항공 7C101편은 이륙 직후 랜딩기어 이상으로 오전 7시 25분경 김포공항으로 돌아와 항공기를 교체하고 다시 운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안참사가 벌어진 기종의 항공기가 참사 다음날 또 회항한 것이다. 무엇보다 회항한 이유가 참사의 주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랜딩기어 이상'이라는 점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제주항공은 41대의 기단 중 39대를 이 기종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제주항공 관계자는 "회항은 안전 운항을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며 "탑승 승객들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과거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던 제주항공 직원들의 여러 글도 다시 주목되고 있다. 지난 2월 블라인드에 올라온 '제주항공 타지마라'라는 글에서 제주항공 직원으로 보이는 작성자는 정비사와 조종사들의 열악한 근무 환경에 대해 토로하는 글을 게재했다. 특히 김이배 제주항공 사장의 취임 전후로 달라진 제주항공의 상황에 대한 고발성 내용도 관심을 끌고 있다.

 

이 글에서 작성자는 "제주항공은 현재 사장이 오기 전후로 갈린다"면서 "재무나 회계쪽 사람이 CEO로 오면 일단 비용 절감에 목숨을 건다. 직원들 식권 줄이고, 정비 부품을 오래된 중고 부품으로 가져오고, 정비 인원은 줄고 근무시간이 늘어났다고 들었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사고도 밤샘비행을 하고 들어오는 편이었다. 이 밤샘 편이 이상하게 제주에 많다"며 "지난 사장님들때는 원래 이삼년에 한번 날까말까한 엔진 문제가 지금 사장 체제에선 일년에 몇 번씩 일어났다"고 말했다.

 

실제 항공 시간은 제주항공이 가장 많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올해 3분기 월평균 여객기 운항 시간이 418시간으로 국내 6개 항공사 중 가장 많았다. 대한항공은 355시간, 아시아나항공은 335시간이고, 진에어 371시간, 티웨이항공 386시간, 에어부산 340시간으로 집계됐다.

 

아시아나항공 경영관리본부 본부장 출신인 김이배 사장은 지난 2020년 제주항공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선임된 뒤 지난해 말 사장으로 승진했다.

 

가뜩이나 이미 LCC업계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제주항공으로선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지난 3일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 작업을 마치면서 산하 LCC인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도 통합 추진 중이다. 세 곳이 통합하면 LCC 중 규모로서는 독보적일 전망이다. 이들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2조4785억 원으로 제주항공(1조7240억 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항공업계가 대한항공의 압도적 1인 체제로 흘러가는 양상인 가운데 또 다른 LCC 합병 움직임이 주목받는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에 다시 도전할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제주항공은 지난 2019년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중단한 바 있다. 

 

제주항공은 단거리 노선에서 단일 기종으로 원가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침을 고수해 왔다. 사업모델을 지키며 몸집을 키을 수 있는 방법은 이스타항공 인수뿐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었다. 다만 모회사인 애경그룹이 얼마나 의지를 갖고 지원할 수 있을 지가 변수로 꼽혔다.

 

최근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지분을 확보한 대명소노그룹에도 이목이 쏠린다. 대명소노는 JKL파트너스의 티웨이항공 지분 26.77%을 넘겨받아 2대 주주에 올랐다. 최대주주인 예림당 측과의 지분 격차는 3%포인트에 불과하다.

 

또 대명소노는 사모펀드 운용사 JC파트너스가 보유한 에어프레미아 지분 26.95%의 절반도 471억 원에 인수해 역시 2대 주주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때문에 대명소노가 두 항공사의 최대주주로 올라서 합병을 추진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대명소노 측은 여전히 선을 긋고 있다.

 

황호원 한국항공대 교수는 "이번 참사로 LCC업계 인수합병(M&A) 움직임이 더 탄력을 받을 듯하다"며 "어떤 식으로든 합종연횡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KPI뉴스 /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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