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 큰 유통채널 기상도…백화점 '맑음', 대형마트·편의점 '흐림'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 2025-11-28 17:02:58

한기평 "백화점은 이커머스 대체 어려운 영역"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등 규제 여파로 10년간 역성장
인구당 편의점 수 일본보다 많아…시장 재편 전망

쿠팡과 네이버 등 온라인 유통채널이 급부상하는 가운데 오프라인 유통 채널은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백화점은 온라인 채널이 갖지 못한 강점을 살리며 반등한 반면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각종 규제와 점포 포화로 내리막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겨울 정기 세일 관련 내용이 안내되고 있다. [뉴시스]

 

백화점, 이커머스 강세에도 경쟁력 갖춰

한국기업평가는 "백화점은 소비처 분산에 따른 성장 정체에도 수익성을 방어하는 가운데 점포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편의점은 점포 포화로 최근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되는 모습"이라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지난 27일 발표했다. 

 

지난해 유통채널 내 온라인 채널의 비중이 전체의 51%를 차지하면서 국내 유통시장의 주도권은 온라인으로 넘어갔다.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국내 유통 채널 중 온라인 비중은 2016년 32%에서 8년 뒤인 지난해엔 50.6%로 오프라인 채널(49.4%)보다 앞섰다.

백화점은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 등 외부활동 제한에 따른 보복소비 수요가 몰리며 명품 브랜드를 중심으로 20%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후 해외여행 정상화로 소비처가 분산돼 2023년부터 10%대 성장률로 급감했다.

다만 백화점 업계는 다른 오프라인 채널보다 전망이 밝은 편이다. 한기평은 "매출 성장 정체에도 불구하고 백화점 3사는 우수한 이익창출능력을 유지하며 영업수익성을 방어하고 있다"며 "업태경쟁력에 기반한 협상 우위, 타 오프라인 업태 대비 낮은 이커머스 경쟁강도 등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백화점의 경우 다른 온오프라인 채널 대비 상품매입을 주로 외상으로 매입하고, 재고부담 주체도 납품업자가 떠안는데 비해 높은 입점수수료를 매기는 것이 특징이다.

온라인 채널들의 부상 속에서 백화점만의 '경험 공간'이 여전한 강점으로 꼽힌다. 한기평은 "백화점은 명품, 가전과 같은 고가 제품의 매출 비중이 크고, 우수 고객군의 실적 기여도가 높다"며 "다양한 경험의 제공을 통해 여가 장소이자 만남의 장소로서 기능하고 있으며, 이는 이커머스가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국내 백화점 업계의 점포별 실적 양극화는 해결해야할 과제다. 롯데와 현대 등 5대 백화점 공시 결과를 종합하면, 국내 5대 백화점의 전체 매출에서 상위 10위권 점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41%에서 2024년 47%까지 상승했다. 또한 각 백화점의 상위 10위권 점포 매출이 전체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10%후반에서 지난해 40%후반까지 급증했다.

이에 백화점업계는 최근 신규출점보다 핵심 점포 리뉴얼과 폐점에 공을 쏟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소공동 본점과 잠실점 리뉴얼을 진행했고, 신세계는 강남점 고급화와 F&B(식음료) 사업 확장에 주력해 리모델링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서울'에 경험 중심의 다양한 팝업 스토어를 입점시키고, 글로벌 유명 푸드 브랜드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대형마트, 10년간 유일하게 역성장


▲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강서점의 모습. [뉴시스]

 

올해 대형마트 2위 업체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법정관리)에 접어들며 대형마트의 위기감은 더욱 커졌다.

의무휴업일 규제와 출점제한 등의 규제로 지난 10년간 지속 성장한 이커머스 업계와 달리 대형마트 업계는 부침에 시달렸다. 국가데이터처 소매판매통계에 따르면 소매유통판매지수에서 대형마트는 2015년 105를 기록했으나 2018년 이후 100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실제 유통채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하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삼일PwC경영연구원은 이달 발표한 '위기의 오프라인 유통업' 보고서를 통해 유통업 규제의 역설을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국내 유통업 규제는 온·오프라인으로 나뉘어 별도 적용되고, 해외업체에 대한 규제가 다소 모호하다"며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강력한 규제를 받고 있는 반면, 온라인은 상대적으로 느슨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온라인 유통 내에서는 'C 커머스' 등의 해외업체가 규제 사각지대에 있어, 토종 이커머스 기업이 역차별을 받는 상황"이라며 "동일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동일한 업종임에도 불구, 업체별 규제 형평성 결여로 시장 왜곡이 발생해 '상생' 이라는 규제의 근본 취지에 반하는 결과 초래한다"고 평가했다.

인구당 편의점 점포 수, 일본보다 많아

 

▲ 서울시내 한 편의점에 민생지원 소비쿠폰 결제 가능 안내문이 붙어있다. [뉴시스]

 

몇 년 전까지 매출과 점포수 모두 가파르게 증가했던 편의점 업계는 점포수 포화상태에 접어들며 지난해 최초로 역성장했다.

현재 인구당 편의점 점포 수는 '편의점 본고장'인 일본보다도 많다. 국가데이터처와 일본 통계청에 따르면 2018년 국내 편의점 점포 수는 4만 개, 인구당 점포 수가 8개 정도였다. 지난해 총 점포 수는 5만5000여 개, 인구당 점포 수는 10개를 뛰어넘었다.

반면 일본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편의점 점포 수는 5만8000여 개 수준이며, 인구당 점포 수도 5개가 채 되지 않는다. 하지만 국내 편의점 업체의 매출 총액은 일본(110조 원)의 30%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로 인한 시장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기평은 "국내보다 앞서 편의점의 점포 포화를 경험한 일본에서도 상위권 업체 중심의 시장 재편이 이뤄졌다"며 "일본의 편의점 점포 증감률은 2018년 이후로는 1% 미만에 그쳤고, 해당 기간 상위 3개사의 시장지배력은 더욱 강화됐다"며 "일본 편의점들은 시장 포화 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점포 기능을 다변화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단순한 유통채널에서 벗어나 생활 플랫폼과 같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편의점 4사 중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과 이마트24가 특히 수익성이 낮아 위기에 처한 것으로 보고있다.

한기평은 "코리아세븐은 바이더웨이, 미니스톱 등 인수합병을 통해 외형이 성장했지만, 사업통합 관련 비용 발생과 세븐일레븐 상표권 사용에 따른 로열티 지급, 가맹점주에 대한 보조금 지원 부담 등으로 인해 미흡한 수익성을 나타냈다"며 "후발주자인 이마트24 역시 공격적인 출점전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영업적자가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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