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 3분기 충당금도 늘렸다…"4분기 실적부진 우려"
김명주
kmj@kpinews.kr | 2023-10-31 17:48:22
4분기 충당금 확대 예상...업황 악화 등 향후 실적 우려감 ↑
주요 증권사들이 올해 상반기에 이어 3분기에도 대규모 충당금을 쌓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과 해외 부동산 리스크 등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국내외 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 4분기 충당금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1일 각사 실적 공시와 기업설명회(IR) 자료를 보면 하나증권은 지난 3분기 충당금 등 전입액으로 783억 원을 쌓았다. 전년 동기(29억 원) 대비 충당금 규모가 27배나 뛰었다.
올해 1~3분기 누적 충당금도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큰 폭으로 늘었다. 누적 충당금은 1834억 원으로 지난해(105억 원)보다 17배 넘게 불었다.
하나증권은 올해 충당금 적립 전 이익(1902억 원)의 96.4%를 충당금으로 쌓아뒀다. 지난해(3.4%)와 비교해 크게 늘린 것이다.
신한투자증권도 마찬가지로 충당금을 대폭 확대했다. 3분기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이 456억 원으로 지난해(34억 원) 같은 시기보다 13배 넘게 증가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761억 원) 역시 전년 동기(107억) 대비 7배를 상회했다.
이들 증권사의 실적은 대규모 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으로 나란히 부진했다. 하나증권은 3분기 당기순손실(-489억 원)을 기록, 3분기 누적 적자는 143억 원이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각 사업부문이 고금리 시장상황과 유동성 감소 등 대내외 어려운 시장 환경으로 인해 수익이 감소했고 IB(기업금융) 자산들에 대한 충당금 확대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한투자증권도 3분기 185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3분기 누적으로는 당기순익이 2234억 원 났으나 전년 동기 대비 규모가 60.8% 급감했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금리 상승 등에 따른 자기매매손익 감소와 영업외이익 부문에서 투자상품 관련 충당부채 적립 영향으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KB증권도 충당금을 늘렸다.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으로 3분기만 162억 원을 쌓았다. 지난해 3분기의 37억 원보다 4배 넘게 늘었다. 1~3분기 누적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도 374억 원으로 전년 동기(182억)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KB증권의 3분기 당기순익은 1115억 원으로 전년 동기(-8.4%) 대비로는 규모가 줄었다. 그러나 누적 금액이 361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19% 가까이 늘었다.
연말에 충당금을 몰아 적립하는 기업 특성상 4분기에도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독립증권리서치사 더프레미어 강관우 대표는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4분기에 자산 재평가를 해서 충당금을 더 늘리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하나증권의 지난해 누적 충당금 등 적립액을 살펴보면 2분기 38억 원→3분기 105억 원→4분기 1482억 원으로 연말에 액수가 크게 뛰었다. KB증권도 지난해 4분기 신용손실충당금전입액으로 102억 원으로 쌓아 3분기(37억 원)보다 규모를 대폭 늘렸다.
여기에 고금리 기조,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 등으로 증권 업황도 부진하면서 4분기 실적 우려는 더 깊어지고 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증권사 실적에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가 차지하는 부분이 높기 때문에 증시 거래대금이 감소하는 하락장에서는 증권사의 기대수익도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거래대금이 많이 줄어드는 등 시장이 망가지고 있다”며 “낙관적인 실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강 대표는 “(충당금 증가는)보수적인 관점에서 쌓았거나 실질적인 위험 발생으로 늘린 것으로 해석한다”며 “회수불능채권이 발생하면 충당금으로 대응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오히려 충당금 환입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KPI뉴스 / 김명주 기자 kmj@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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