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종수 "대한통운 주7일 택배, '반 쿠팡 연대' 구심점"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 2024-12-16 09:58:51

유통 전문 아카데미 '한국유통연수원' 교수
"네이버·G마켓 등 연대 성공하면 반등 가능"
"알리, 수수료·택배비 무료 정책 꺼낼 가능성"

내년 택배와 유통업계 화두 중 하나는 대한통운의 '주7일 배송'이다. 네이버와 G마켓 등의 이른바 '반쿠팡 연대'의 구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물류 전문가인 마종수 한국유통연수원 교수는 15일 경기 하남시 한 사무실에서 KPI뉴스와 인터뷰에서 "대한통운은 물류 밀도를 높여서 비용을 낮출 수 있고 이커머스 업체들은 쿠팡에 버금가는 배송망을 갖추게 된다"고 평가했다. 


마 교수는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업계에 종사했고 한국유통연수원은 한국체인스토어협회가 운영하는 유통 전문 아카데미다.

 

▲마종수 한국유통연수원 교수가 15일 경기 하남시 한 사무실에서 KPI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유태영 기자]

 

ㅡ대한통운이 '주7일 배송'을 시작하는데 노조와의 협의가 관건이다. 

"지난해 대한통운이 쿠팡 로켓배송을 따라 하는 방식으로 익일배송, 휴일배송을 추진했다. 그런데 택배기사들이 '휴일 오네(대한통운 배송 브랜드)' 만큼은 못하겠다고 반대했다. 근로 조건이 열악해질 것을 우려한 것이다. 

 

그래서 사측이 내년부터 주5일 근무로 하게 해주면서 기존 6일 근무보다 수익이 떨어지면 보전해주겠다고 제안해 교섭이 진행 중이다."

 

ㅡ투자 규모는 충분한가. 


"대한통운이 수익 보전을 위해 1000억 원 이상 투입하겠지만, 그 정도로는 쿠팡을 따라잡기 굉장히 부족하다. 쿠팡이 지난 10년간 6조 원이상 투자했고 지금에서야 흑자가 나고 있지 않나.

주7일 배송이 안착하려면 적어도 직영 택배기사가 20~25%는 증원돼야 한다고 본다. 대한통운 택배기사가 2만 명 수준인데 2만5000명 정도는 돼야 주 5일 근무가 자리잡을수 있을 것이다."

ㅡ난관 속에서도 주7일 배송을 도입하려는 이유는.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쿠팡이 택배업계에서 로켓그로스를 앞세워 2위 자리까지 치고 올라온 상황이다. 업계 추정으로는 수 년내에 대한통운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택배 시장은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총 택배 건수가 51억 건이었는데, 1년에 한 가구 당 234건에 해당하는 수치다. 폭발적으로 늘어난 택배 물량의 대부분을 쿠팡이 가져간다는 얘기다.

쿠팡이 2년 전부터 택배 사업 면허를 취득하면서 본격적으로 플레이어로 뛰기 시작했다. 기존 택배업체들의 주요 고객들을 빼앗기 시작했다. 쿠팡에서 물건 팔려면 자기들 물류센터에 물건 맡겨야 된다는 조건 등을 내걸면서 말이다. 

 

쿠팡에서 검색할 때 '로켓배송', '판매자로켓' 등의 뱃지가 없으면 상위노출도 안되고 소비자들이 구매 자체를 하지 않게 된다. 업체들이 로켓그로스를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대한통운이 주7일 배송을 통해 나머지 이커머스 업체들을 모아 '반쿠팡 연대'에 동참하는 셈이다."

ㅡ다른 이커머스 업체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겠다. 
 

"쿠팡을 제외한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토요일에 주문했을 경우 이르면 월요일, 늦으면 화요일에 배송됐다. 가격이 크게 저렴하지 않다면 쿠팡에서 주문하는 일이 많았다.

G마켓, 11번가, 롯데온 등 업체들도 주말에 배송해 주고 싶지만 컬리나 쓱닷컴처럼 자체 배송 물류망이 없기 때문에 택배업체가 쉬면 어쩔 수 없었다. 결국 주말 배송이 안된다는 게 큰 약점이 됐고 쿠팡이 1위까지 오른 배경이기도 하다."

ㅡ'로켓배송'의 대항마가 될까.
 

"쿠팡 로켓배송은 기본적으로 물류센터에 재고가 있어야 보낼 수 있다. 대한통운은 물류센터 내 재고가 없어도 집화를 빨리 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고 시스템적으로 고도화된 상태다. 잘 갖춰진다면 로켓배송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최근 네이버가 1시간 내 배송 서비스를 꺼냈는데, 대한통운과 새벽·익일·휴일 배송까지 하게 되면 쿠팡보다도 좋은 서비스가 될 수도 있다.

또 네이버가 쿠팡보다 강점인 건 3000만 명이 넘는 트래픽이다. 고객들이 네이버를 사용할 때마다 기록되는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쇼핑 정보를 제공하면 쿠팡에겐 위협이 된다. 인공지능 분야에선 네이버가 여전히 국내에서 가장 앞서 있기 때문이다."

ㅡ'반쿠팡 연대'의 미래는.
 

"대한통운은 네이버 뿐 아니라 이마트와도 함께 하게 된다. 나중엔 11번가, 롯데온도 함께 할 가능성이 크다. 롯데는 계열사에 롯데로지스틱스가 있지만 대한통운에 맡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대한통운은 물류 밀도를 높여 비용을 낮출 수 있고 여타 이커머스 업체들은 쿠팡에 버금 가는 배송망을 갖추게 된다. 

 

쿠팡이 빠른 배송과 무료 반품으로 업계 1위로 올라섰는데 이제 네이버도 그 제도를 도입했다. 모든 서비스가 비슷해지면 1년간 10만 원에 달하는 와우회원 요금부담 때문에 탈 쿠팡 이용자가 늘어날 수 있다."

ㅡ내년 알리·테무 등 C커머스 업체는 어떻게 될까.


"내년엔 C커머스가 업계에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특히 미국 사업에 집중하는 테무와 달리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사업에 몰입하고 있다. 6만 평 규모의 물류센터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안다. 

 

알리가 물류센터를 만들어 놓고 G마켓이나 11번가처럼 국내 물건들을 받아 보관하고 바로 보낼 수 있다. 직구 물량은 통관 리스크 때문에 더 커지진 않을 것이다. 결국 알리가 국내에 물류센터를 크게 짓고 기존 네이버나 G마켓 셀러들에게서 물건을 가지고 오게 한 다음에 쿠팡처럼 직접 국내 배송하는 방식을 택할 것이다.


알리가 국내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 수수료 무료, 택배비 무료 정책을 들고 나올 것이다. 그러면 한 방에 기존 체제가 역전된다. K베뉴(한국 전용 상품관)가 내년에 더 확대되면 시장의 축을 뒤흔들 수도 있다. 택배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굉장히 클 것이다."

 

KPI뉴스 / 유태영 기자 ty@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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