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가 분양하면? "시세 70~80% 가능"…민간은 먹거리 축소 우려
설석용 기자
ssyasd@kpinews.kr | 2025-09-08 17:31:15
저렴한 주택 기대, LH 재무 리스크는 진행형
중견 건설사 위주 공공 주택 사업 변화 불가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앞으로 공공주택 개발 사업의 직접 시행자로 나서게 된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 공급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반면 민간 건설업계는 이익 창출 기회가 줄어들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LH는 올해부터 직접시행에 나서 2030년까지 수도권에 약 7만5000여 가구를 착공할 계획이다. 공공 주택 용지의 매각 업무는 즉각 중단하고, 직접 시행을 위한 업무 전환에 돌입한다.
직접 시행 전환으로 5만3000가구, 토지 이용 효율화 조치로 7000가구 등 6만 가구를 조성하고 LH 소유 비주택 용지의 용도와 기능을 조정해 1만5000가구를 추가 공급한다.
'공공이 토지를 소유하고, 건설사는 시공만 한다'는 새로운 주택 공급 방식을 확고히 하는 것이다. 비교적 저렴한 주택을 공급할 수 있고,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 사업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LH 관계자는 "공공주도형 민간 참여 방식은 기존에도 해왔던 것처럼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데, 평균적으로 주변 시세의 70~80% 수준 공급이 가능하다"면서 "예를 들어 상한제가 적용됐던 위례(신도시)의 한 단지 평형에서는 예상 분양가가 4억7000만 원이었는데 LH는 4억2000만 원에 분양했었다"고 말했다.
LH가 토지를 소유하면 땅값 상승분은 그대로 공적 자산이 된다. 공공이 관리 감독하기 때문에 자산 가치가 보존되고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기능도 가능하다.
다만 LH가 단기간 내에 새로운 방식을 감당할 지는 의문이다. 악화된 재무 여건 속에서 대규모 공급을 위한 초기 토지 매입 비용이 우선 관건이다. 정부가 채권 발행을 통해 재원을 마련한다고는 하지만, 분양 때까지 일정기간 토지를 매각할 수 없는 LH의 자금난은 일시적으로 악화될 수 있다.
또 직접 시행을 위한 인력 구성도 숙제다. 내부 조직의 재편성은 물론 추가 인재 채용에 시간과 비용이 발생한다.
지난해 말 기준 LH의 부채는 160조1000억 원 수준으로 추산됐는데, 2028년에는 226조 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공공 분양 아파트 가격을 어느 정도 선에서 정할 지도 관건이다. 구체적인 전략과 계획, 사업 토지 등은 LH개혁위원회 논의를 통해 연말쯤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민간 업계 입장에서는 일감이 줄어들게 된다. 공공 토지 매입해 분양하는 대신 시공 역할만 해야 한다. 시행사들은 사업 대상지 자체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아무래도 공공 사업 수주에 대해서는 사업성이나 수익 구조를 더 따지게 될 것"이라며 "적정 이윤이 남지 않는 곳은 건설사들 참여가 저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공공주택 사업은 보통 대형사보다 중견 건설사들이 많이 해왔다"면서 "이번 LH 직접 시행 방침은 중견 건설사들이 영향을 받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단순 도급인지 토지임대부인지 등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을 취하냐에 따라 LH에 요구되는 역할이 다르게 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면서 "LH가 직접 시행을 통해 적자를 메워가면서도 주택 공급 가격의 인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사업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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