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광복군] ③ 공작대 활동 콜카타방송국 자리, 78년 만에 찾았다
송창섭
realsong@kpinews.kr | 2023-11-20 16:18:10
1943년 공작대가 처음으로 도착한 인도 도시, 콜카타
임팔 전투 시기 때 공작대 병참 거점도시로 적극 활용
포트 윌리엄·콜카타방송국·하우라역 등 관련 장소 다수
하우라항 위치, 프리챕역 아닌 하우라역 맞은편 유력
하우라역은 후글리강을 사이에 두고 콜카타와 마주 보고 있는 위성도시 하우라시에 있다. 1854년 개통된 이 역은 하루 600여 대 기차가 오고 가 종일 사람들로 붐빈다. 콜카타에서 델리, 뭄바이, 첸나이, 방갈로르 등 인도 내 대도시로 갈 때 이 역에서 기차를 탄다.
지난 1일 현장에 도착했을 때도 하우라역 23개 플랫폼에서 종일 사람들이 쏟아져 나왔다. 관련 사진을 볼 때 역사 외부나 내부는 공작대원들이 활동한 1940년대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우라역은 인도에서 사람들로 가장 붐비는 기차역으로 이름이 높다.
콜카타 시내와 하우라역 사이는 후글리강에 있는 배 또는 하우라철교로 연결된다. 1942년 지어진 하우라철교는 건설 당시 세계에서 세 번째로 긴 캔틸레버식 철교라고 해서 큰 관심을 모았다는 기록이 있다. 공작대원들도 하우라역과 콜카타 본부를 오가는 과정에서 이 다리를 많이 이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다리의 정식 명칭은 인도가 낳은 위대한 문학가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이름을 딴 '라빈드라 다리'지만, 현지인들에게는 '하우라철교'로 더 익숙하다. 매일 10만 대의 차량과 150만 명의 사람들이 건너는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철교로 알려져 있다.
후글리강 위로 오가는 뱃값은 편도 기준 6루피(약 95원)이다. 시간도 1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당시도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우라철교를 지나 콜카타 시내로 들어오면 영국 식민지 시절 콜카타 중심부가 나온다. 비비디바그(B.B.D Bagh)라고 불리는 이곳에는 콜카타 고등법원, 주지사 관저(옛 총독 관저), 세인트존스 교회, 포트 윌리엄 등 식민지 시절 핵심 시설들이 모두 모여 있다. 여기서 공작대와 관련이 있는 곳은 포트 윌리엄과 콜카타방송국이다.
포트 윌리엄은 후글리강변에 지은 말 그대로 군사 요새(Fort)다. 한지성 대장 일기, 독립신문 등 기록에 따르면, 이곳에 영국군 선전대 본부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랬기에 공작대원들도 여기서 생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총면적이 5.2㎞인 포트 윌리엄이 들어선 때는 1773년이다. 물자 공급을 위해 영국 동인도회사가 영국 왕 윌리엄 3세 이름을 따 지은 이곳은 현재 인도군 동부지역사령부로 쓰인다. 건물 내외부 촬영은 철저히 금지돼 있다.
콜카타에서 공작대원들이 가장 역점을 둔 일은 일본군을 상대로 한 투항 권유 선전물 제작이었다. 라디오 방송도 그중 하나다. 공작대는 포트 윌리엄과 함께 콜카타 라디오 방송국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현재 콜카타 라디오 방송국은 콜카타 크리켓 경기장이 위치한 이든가든 옆에 있다. 방송국이 위치한 지상 7층 건물의 정식 이름은 아카쉬바니 바반(Akashivani Bhavan)이다. 힌두어로 '하늘의 소리(Akashivani) 건물(Bhavan)'이라는 뜻이다. 인도 국영 라디오 방송국(All India Radio) 소속인 이곳에서 제작된 방송은 서벵골주와 인접 국가인 방글라데시로 송출되고 있다.
이 방송국은 1957년 새롭게 지어져 공작대원들이 활동한 공간으로 보기는 힘들다. 여기로 오기 전까지는 세인트존스 교회 바로 뒤편에 자리 잡고 있었다. 공작대가 활동한 콜카타방송국 자리를 광복 78년 만에 새롭게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옛 콜카타방송국 자리에는 1998년 기존 건물을 헐고 가스틴 플레이스(Garstin Place)에 신축된 건물이 들어서 있다. 하우라철교, 하우라항, 포트 윌리엄, 하우라역은 이곳에서 모두 걸어 30분 이내 거리에 있다. 차로는 10분 내 도착이 가능하다.
대장인 한지성 지사 일기에 따르면, 1944년 2월 일본군 대공세로 한지성, 박영진, 김성호 대원 등이 아라칸 전선에서 배를 타고 하우라항으로 돌아왔다. 현재로선 이 항구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기 힘들다.
현지 주민들 전언에 따르면, 하우라역을 마주 보고 있던 곳에 대형 페리선을 정박하는 항구가 있었다. 지금도 그곳에는 식민지 시절 동인도회사가 지은 낡은 대형 창고가 자리 잡고 있다. 그 창고 뒤편에서 도보로 20분가량 걸어가면 옛 콜카타방송국 자리가 나온다.
일각에선 포트 윌리엄과의 연계성 등을 이유로 하우라항 위치로 현 프리챕역 부근을 주목한다. 하지만 현지 주민들 말로는 프리챕역 부근에 항구가 조성된 것은 10년이 채 지나지 않았다. 그전까지 그곳은 풀만 무성한 정글이었다.
공작대원들이 1943년 8월 처음 인도에 오고 1945년 9월 마지막 임무를 수행하고 떠날 때 이용했던 콜카타 관문은 네타지 수바시 찬드라 보스 국제공항이다.
현 인도군 전신인 인도국민군 창설자이자 독립영웅인 찬드라 보스의 이름을 따 만든 이 공항은 과거 인근 지역 이름을 따 덤덤(Dum Dum)공항으로 불렸다.
덤덤공항은 숱한 증‧개축을 거듭한 탓에 당시 모습은 찾기 힘들다. 찬드라 보스 국제공항이 2012년 새롭게 바로 옆에 지어지면서 지금은 흉물처럼 형체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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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I뉴스 / 탐사보도부 송창섭·서창완 기자 tamsa@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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