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만 돋운 첫 '시민과의 대화'?…캐리람, 독립조사위 요구 '거부'

임혜련

ihr@kpinews.kr | 2019-09-27 17:07:47

시민들 반발 "경찰민원처리위원회는 이빨 빠진 호랑이"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사태 해결을 위해 시민과의 대화에 나섰다.

▲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무대 위 가운데)이 26일 홍콩 퀸 엘리자베스 스타디움에서 150명의 홍콩 시민들과 만나 첫 '시민과의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AP 뉴시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람 장관과 정부 각료들은 26일 완차이 지역의 퀸엘리자베스 경기장에서 시민 150명과 2시간 반 동안 '시민과의 대화' 행사를 가졌다.

앞서 지난 4일 람 장관은 송환법 공식 철회를 선언하며 시민과의 대화, 경찰민원처리위원회(IPCC)에 의한 경찰 진압 과정 조사, 홍콩 사회 문제의 뿌리 깊은 원인 조사 등 4가지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이 행사는 캐리 람 장관이 약속한 시민과의 대화 중 첫 행사였다.

람 장관은 개회사에서 "많은 시민들이 나에 대한 신뢰를 잃은 것을 알고 있다"며 "정치적으로 어느 편에 서있던 나는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고 심지어 화나 있는 것은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한 150명 중 발언권을 얻은 시민은 30명이었다. 발언권을 얻은 시민들 절반 가까이가 경찰의 강경 진압 실태를 조사할 독립 조사위원회를 구성을 요구했다.

그러나 람 장관은 "경찰 내부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다"며 경찰민원처리위원회(IPCC)가 조사에 나서도록 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에 시민들은 불만을 표출했다. 한 참석자는 "경찰의 행동을 통제할 아무런 수단이 없다"면서 "경찰민원처리위원회는 이빨 빠진 호랑이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참석자들도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행사에서 람 장관을 호되게 질책했다.

한 시민은 "홍콩 시위의 가장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은 당신으로, 당신이 물러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시민은 "우리는 당신이 권한을 갖고 있지 않아 실제로 말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것을 안다"고 비꼬았다.

한편 이날 대화가 이뤄진 경기장 밖에는 수백 명의 시위대가 몰렸으며, 이들은 람 장관을 향해 '5대 요구 사항'을 수용할 것을 외쳤다.

홍콩 시위대의 5대 요구 사항은 △ 송환법 공식 철회 △ 경찰의 강경 진압에 관한 독립적 조사 △ 시위대 '폭도' 규정 철회 △ 체포된 시위대의 조건 없는 석방 및 불기소 △ 행정장관 직선제 실시 등이다.

KPI뉴스 / 임혜련 기자 ihr@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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