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에 기업인 대거 부른다…삼성·SK·LG 등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 2024-09-25 17:19:26

삼성물산, LG화학, SK이노베이션, 두산밥캣 등
'노태우 비자금' 관련 최태원 회장 증인 추진

삼성과 SK, LG 등 주요 그룹 계열사 경영진이 대거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채택될 전망이다. 올해 국감은 지배구조 개편으로 크게 논란을 빚었던 사안들과 각종 현안들에 대한 입장과 책임을 묻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국감장에 나올 지도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을 비롯한 야당 의원 12명은 '경제개혁 의원모임'을 결성하고 삼성물산, LG화학, SK이노베이션, 두산밥캣, 신성통상 대표자들을 증인으로 부를 것이라고 지난 24일 밝혔다. 각각 합병과 분할 등 과정에서 최대주주 이익을 극대화하고 다수 주주의 이익은 침해한 대표적 사례들로 꼽은 것이다. 

 

▲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4월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이혼 소송 항소심 2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왼쪽 사진)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변론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이 모임에 참여한 한 의원은 25일 KPI뉴스와 통화에서 "일부 기업의 대표는 이미 증인 신청을 했다"면서 "모임 소속 의원들이 5개 회사에 대해 증인 신청을 했거나 할 것인데, 지배구조 개편의 책임 있는 입장을 얘기할 수 있는 사람들을 부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현재 대표들을 대상으로 하되 추가로 필요한 이들을 더 증인으로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주로 국회 정무위가 다룰텐데, 오는 30일 일반증인 채택을 할 예정이다. 

 

삼성물산의 경우 2015년 제일모직과 합병 과정에서 발생한 국민연금의 손실에 대해 국민연금공단이 연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국감에서 이에 대한 삼성물산의 입장도 물을 것으로 보인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증인 채택도 추진되고 있다.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100% 자회사로 만든 뒤 상장폐지하는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했다가 주주들의 반발과 금융당국의 압박에 지난달 철회한 바 있다. 

 

보수 정당은 대체로 기업인 증인 채택에 적극적이지 않지만, 최근 정부가 주주 보호에 대해서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어 국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관훈토론회에서 "최근 일반주주 보호에 소홀했다고 지적된 사례들이 있다"며 "합병, 물적분할 등에 대해 일반주주를 보다 실효성 있게 보호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비자금 의혹 관련 세금 누락 혐의 등이 신청 이유로 알려졌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을 맡은 2심 법원은 지난 5월 판결에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300억 원이 SK그룹의 종잣돈이 됐다고 판단했다.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의 존재를 밝힌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어떠한 조사나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서 '범죄수익 은닉 규제 및 처벌법' 개정안을 지난 2일 발의하기도 했다. 헌정질서 파괴 범죄자의 범죄 수익에 대해서는 공소 제기가 없었더라도 몰수 추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SK그룹은 노 전 대통령의 비호 아래 성장하지 않았고 비자금의 명확한 실체도 규명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는 전날 국감 증인들을 확정했다. 김영섭 KT 대표이사와 김승수 현대자동차 부사장이 포함됐다. 최근 KT의 최대주주가 현대차로 변경된 것이 미칠 영향을 물으려 한다. 또 임봉호 SK텔레콤 커스터머 사업부장과 정수헌 LG유플러스 컨슈머부문장은 통신 현안으로, 정호진 삼성전자 한국총괄부사장은 중저가 단말기 관련 질의를 위해 증인으로 채택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에서는 홍용준 쿠팡cls대표이사,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 등이 증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잇따르는 산재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서다.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에 나선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에 대해서도 정무위와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증인 채택을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가 과거 투자한 기업에서 여러 물의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고려아연 인수에 반대하고 있다. 보건복지위는 국민연금이 MBK를 사모펀드 분야 운용사로 선정한 데 대해 따져 물으려 한다. 

 

KPI뉴스 / 박철응 기자 hero@kpi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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